중년 이상의 부부는 고혈압을 공유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 배우자가 고혈압이 있으면 다른 배우자도 그렇게 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미국심장협회 저널>에 발표된 이번 논문에 따르면 미국, 인도, 잉글랜드, 중국의 이성 부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배우자가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신이 고혈압을 가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 대학, 에모리 대학, 콜롬비아 대학의 연구진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수집된 미국 3천989 쌍, 인도 2만2389 쌍, 잉글랜드 1천89 쌍, 중국 6천514 쌍의 자료를 살펴봤다. 미국과 잉글랜드의 커플들은 50세 이상이고, 인도와 중국의 커플들은 45세 이상이었다.
그 결과, 남편과 아내가 모두 고혈압이 있는 부부의 비율은 잉글랜드가 47.1%로 가장 높았고, 미국 37.9%, 중국 20.8%, 인도 19.8% 순이었다.
연구진은 “이들 4개국의 모든 고혈압 환자의 약 절반 가량이 부부간 고혈압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고혈압은 중국과 인도보다 미국과 잉글랜드에서 더 흔하지만, 부부간 고혈압 공유 경향은 중국과 인도가 더 강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했던 콜롬비아 대학의 페이이 루 박사는 “문화가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 집단 사회인 중국과 인도에서는 가족의 유대감이 강하고, 부부는 정서적, 현실적으로 서로 의지하기 때문에 서로의 건강에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진은 부부의 고혈압 공유 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고혈압을 검사하거나 운동에 참여하고, 건강식을 만드는 등 부부가 함께 이 질환을 관리하는 방법의 설계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중위 이상 소득국가들의 대표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고혈압 공유 상황을 살펴본 최초의 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