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규약 만들어 가해자 직접 처벌

캄팔라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

○ 여성 대상 성추행 만연한 우간다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법

중부 아프리카에 있는 우간다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1962년 이후 권력투쟁으로 인한 내전이 끊이지 않는 대표적인 분쟁국가이다. 

법 질서가 불안정하고, 사회 체계가 자리잡지 못한 국가들의 공통점은 인권이 열악하다는 것인데, 우간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여성에 대한 성착취가 만연하고, 일상생활에서의 성희롱은 매우 흔한 일이다. 

“어떤 남자들은 습관적으로 여성을 만진다”고 우간도 수도 캄팔라(Kampala)에서 가장 규모가 큰 나카와(Nakawa) 시장의 여성 상인 대표 노라 바구마(Nora Baguma)는 말했다. 하지만 신체적•언어적 학대에 지친 여성 상인들은 이제 더 이상 참지 않고 대응에 나섰다.

영국 가디언지는 시장 내 자치기구를 통해 성적괴롭힘 가해자들을 직접 처벌하고 있는 나카와 시장의 여성 상인들을 소개했다.

나카와 시장은 약 7,000명의 상인들이 장사를 하는 캄팔라시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시장은 여섯 개 지구로 나뉘어져 있고, 각 지구는 40개의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각 구역에는 여성대표가 1명씩 있는데, 성적괴롭힘 신고가 들어오면 이들이 먼저 처리를 하고, 그 다음에는 지구장, 시장규율위원회 순서로 신고를 처리한다.

 

○ 시장내 자치기구를 통해 성적괴롭힘 직접 처벌

시장상인인 캐서린 난찌게(Catherine Nanzige)에 따르면 성적괴롭힘 가해자는 초범인 경우 50,000~100,000 우간다 쉴링(약 10~20 파운드) 정도의 벌금을 내야 하고, 재범은 한 달간 시장 출입이 금지된다. 그래도 계속하면 시장에서 쫓겨난다고 한다. 

나카와 시장위원회의 멤버인 난찌게는 엄마를 도와 어렸을 때부터 시장에서 일했다. 그녀는 “남자들은 나를 무서워한다. 왜냐하면 여성을 만지다가 나한테 들키면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자치규약을 통해 성적괴롭힘을 처벌하고 있는데도 많은 여성들, 특히 젊은 여성들과 소녀들은 피해사실을 공개하기를 꺼린다.

나카와 시장의 땅콩구역 총무인 수잔 타품바(Susan Tafumba)는 “여기서 일하는 웨이트리스들은 12~13살 정도인데, 음식 서빙을 할 때 성적괴롭힘을 당한다. 어린 소녀들은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몰라 말도 못하고 지낸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비공식부문의 여성 근로자들은 오랫동안 일터에서의 성적괴롭힘과 싸워왔다. 최근에는 #미투운동(#MeToo movement)의 영향을 받아 이들에게 새로운 보호망을 제공하기 위한 국제조약이 마련됐다.

○ 고용주 없는 비공식부문의 여성 보호가 시급

국제노동기구(ILO)가 개최한 <일터에서의 폭력과 괴롭힘 제거에 관한 대회(the convention concerning the elimination of violence and harassment in the world of work)> 컨퍼런스는 세계노동력의 61%를 차지하고, 우간다 노동력의 80%가 넘는 비공식부문 근로자들에 초점을 맞췄다.

이 컨퍼런스에서는 일터의 개념을  근무지 이상으로 확장시켜 공적공간 및 사적공간은 물론 공식 및 비공식 경제를 포괄하여 논의했는데, 예를 들어 출퇴근시의 여성권리의 보호까지도 포함했다. 

그러나 이 대회의 논의가 우간다에 유용할 지는 우간다 정부에 달려있다. 우간다의 인권변호사인 오펠리아 케미기샤(Ophelia Kemigisha)는 “현재 우간다의 성적괴롭힘에 관한 법률은공적 부문에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25인 이상의 직원이 있는 고용주들은 성적괴롭힘에 관한 방침을 마련해야 하지만, ‘책임질 고용주 자체가 없는’ 시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범아프리카여성기구인 <아프리카 여성(Akina Mama Wa Afrika)>의 레아 에리엔위(Leah Eryenyu) 연구원은 비공식부문의 근로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경제에 대한 그들의 기여를 보다 잘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비공식부문은 우리나라 GDP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보호의 문제에 있어서는 무시되고 있다. 정부는 비공식부문이  경제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공식부문 만큼 존중과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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