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임산부에게 배려석을 양보해주고 막말을 한 모녀가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임신부인데 지하철에서 욕먹었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임산부석에 어떤 아줌마가 앉아있길래 그 앞에 서 있었다. 그 아줌마 옆에는 20대 정도 되는 딸이 있었다. 한참 있다가 그 아줌마가 내 배지를 보더니 일어나더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목례하고 앉았는데 내 옆에 그 딸이 계속 배려가 권리인 줄 안다며 엄마한테 구시렁대더라. 그 아줌마 말이 더 충격적인 게 딸한테 그렇게 살다 죽게 둬이러더라고 전했다.

기분이 상한 A씨는 지금 그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냐고 따져 물었고, 모녀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순간 너무 황당하고 손이 떨렸다. 이게 죽으라는 말 들을 정도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딩크족으로 살려다가 임신했는데 입덧보다 오늘 마음이 더 괴롭다. 잊으려 해도 자꾸 눈물이 나온다. 딸 임신 중인데 이 세상에 태어날 내 딸이 갑자기 너무 가엽다라고 덧붙였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축복은 못해줄망정..그 딸은 애 안낳나?”, “임산부가 아이러니하게 여성들에게 당한 일이네”, “그냥 그렇게 살다 죽게 놔두시면' 됩니다등의 댓글을 올렸다.

임산부 배려석은 한국이 세계 최초인데, 서울시의 경우 2013년부터 시내버스, 전동차에 설치했다. 임산부들이 주변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이다.

배려석 이용이 여럽다는 임산부의 글
배려석 이용이 여럽다는 임산부의 글

하지만 그런 취지가 무색하게 임산부들이 마음 놓고 앉기 어렵고, 자리를 양보하는 입장에서는 불편함이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번 일처럼 반감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임산부와 일반인 각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임산부 배려 인식 및 실천 수준 조사 결과을 보면 임산부의 86.8%가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해 본 적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중 42.2%이용이 쉽지 않았다고 답했다.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공감이 부족한 상황에서 갈등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임산부 배려석 관련 민원은 20208733(하루 평균 23.9), 20217434(20.4), 20227334(20.0) 발생했고, 지난해는 7월까지 4347(20.5)으로 집계됐다.

임산부들에게 필요한 것은 배려석에 앞서 배려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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