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두려움과 무관심에는 그럴만한 이유 있어

출처 : 알 자지라 공식 유튜브
출처 : 알 자지라 공식 유튜브

○ 여성의 활발한 사회활동, 하지만 정치참여는 소극적

여성 인권이 낙후돼있는 이슬람 세계에서 북아프리카의 튀니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1956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후 하비브 부르기바 초대 대통령은 강제결혼과 일부다처제를 폐지했고, 지난 2014년 첫 민선 대통령 베지 카이드 에셉시 재임시 양성평등을 명문화한 헌법이 제정됐고, 무슬림 여성이 비무슬림 남성과 결혼하는 것이 합법화됐으며, 특히 지난해 통과된 튀니지의 여성폭력보호법안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역사적인 이정표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튀니지의 여성 인권은 향상돼왔고, 현재 이 나라 여성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최초의 여성 시장이 선출되기도 했다.

현재 튀니지는 에셉시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92세로 타계한 후, 오는 9월 15일 두 번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프랑스의 주요 언론사인 프랑스24, 르몽드 등에 따르면 여성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54%를 차지할 정도로 이번 튀니지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의 선택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제로 여성의 정치활동 참여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튀니지 여성 인사(insaf)는 동료들과 함께 황량한 남부 지역의 작은 마을들을 돌며 여성들에게 대통령 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녀는 “이곳에서 여성들은 투표하러 가는데 두려움을 갖고 있다. 자신들의 목소리가 전혀 쓸모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가 가면, 그 다음은?’ 또는 ‘내가 목소리를 내면, 무엇이 바뀔까?’ 라고 말한다”고 토로했다.

여성들의 이런 무관심은 종종 소외지역의 정치 또는 후보에 관한 정보부족과 관련이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2018년의 지방선거에서 여성투표율은 겨우 20%였다. 

4천명의 주민이 사는 르짐 마투(Rjim Maâtoug)에서 어떤 여성들은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 여성은 “문제는 우리는 누구를 선택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종종 도시 출신 친구들에게 ‘누구에게 투표했어?’라고 묻고,‘네가 투표하는 사람에게 나도 투표할께’ 라고 한다.  좋은 선택을 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 정보부족, 교통문제, 여성 이용하는 정치인

정보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교통이 또 다른 관건으로 남는다. 소외지역의 여성들은 교통수단에 접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라니마(Ranima)는 투표소까지 7km를 걸어가야 한다. 그녀는 “나는 종종 멀리 가는데, 그럴 때면 누군가 나를 태워줄까 하고 기다린다. 이런 상황에서 투표하러 가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라고 고백했다. 

투표소의 이런 접근성 문제는 여러 번 제기됐지만, 해법을 찾기는 어렵다. 이런 일상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여성들은 자신들의 문제에 귀 기울일 줄 모르는 정치가 자신들을 대표한다고 느끼지 않는다. 

여성인권을 위한 비정부기구인 의 소냐 벤 밀레(Sonia Ben Miled)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어떤 정치인들에게는 여성의 권리가 하나의 전략적 카드일 뿐이다. 그러나 솔직히 우리는 여성의 권리가 전략적 카드가 아니라 우선 순위가 되기를 바란다” 고 주장한다. 

작고한 에셉시 전 대통령은 2014년 선거에서 100만표의 여성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 여성 유권자들의 참여는 매우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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