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결혼문화-아프리카 말리

시리즈를 시작하며

이 시리즈에서는 전세계 다양한 결혼문화를 살펴보고, 문화적 전통에 담긴 가치관과 시대정신을 통해 결혼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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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동안 결혼식, 도대체 왜?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아프리카의 결혼식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적어도 이틀 이상의 결혼식을 진행한다. 첫째 날은 대부분 혼례식을 거행한다. 아프리카는 전통 혼례식만 고집할 거란 건 편견!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검은색 턱시도를 입는 서양식 결혼식을 그대로 따르는 국가도 있다.
 
또 하나 특징은 결혼식 다음날부터 진행되는 행사에서 알 수 있다. 둘째날부터는 각 부족의 특징이 담긴 춤과 노래로 결혼을 축복하거나, 기도를 하는 등 각 나라의 종교・ 문화적 특성에 따라 개성적인 결혼 행사가 진행된다.

이런 아프리카 내에서도 말리의 결혼식 문화는 특별하다. 

최장기간 결혼식으로 유명한 말리의 결혼식은 무려 12일간 진행된다. 12일 동안 도대체 무슨 과정을 거치나 싶지만, 대부분의 행사에는 이슬람국가인 말리의 특성이 담겨있다.
 
결혼식 첫째날은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축제 분위기 속에 시작된다. 3시간 이상 소요되는 결혼식은 지인들과의 사진 촬영, 한국과 유사한 케이크 자르기 등이 진행된다.
 
둘째날부터는 5일간 이슬람교의 전통 혼인 의상을 입고 지정된 장소에서 기도를 해야 한다. 이 때는 신랑과 신부는 외출도 할 수 없어 친구들과 친척들이 방문한다. 
5일간의 기도를 마치면 신랑이 매일 저녁 신부의 집에 가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자신의 집으로 귀가하는 것을 5일 더 반복한다. 

이렇게 총 12일간의 과정을 거쳐야 정식으로 신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자손이 많아야 복을 많이 받는다”

‘2018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말리는 0~14세 인구 비율이 48%로, 50%의 비율을 가진 니제르에 이어 전세계에서 2위를 차지했다. 

또한 미국 워싱턴 소재 인구조회국의 ‘2018년 세계인구자료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리의 합계출산율은 6.0명으로 6위를 차지하며, 1.1명(206위)을 기록한 한국의 6배 가까운 높은 출산율을 나타냈다.
 
말리에는 '자손을 많이 번성시켜야 복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전통 문화가 있다. 그만큼 출산과 결혼에 큰 의미를 둔다.
 
12일 간의 결혼식과 5일 간의 기도, 그리고 다시 5일간 매일 신부집을 왔다갔다 해야하는 과정이 우리의 기준으로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결혼은 한 남녀가 법적, 사회적으로 합쳐지는 특별한 행사이며 절차이다. 긴 결혼식은 결혼이 일생에서 중요한 행사라는 것을 당사자에게 인지시킨다.
 
혼례식 이후 부부가 되는 긴 과정은 우리의 공장식 결혼식처럼 찍어내듯 하는 형식적인 과정이 아닌 결혼의 의미와 결혼생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또 많은 사람들과 함께 천천히 즐기고 음미하는 결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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