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구보고서 발간한 전남여성가족재단

소설 <82년생 김지영>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무상 보육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요즘 젊은 엄마들이 아이는 어린이집에 보내 놓고 커피를 마시고, 손톱 관리를 받고, 백화점에서 쇼핑이나 하고 다닌다고들 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 그 정도 경제력을 갖춘 30대는 극히 일부다. 최저임금을 받으며 식당과 카페에서 음식을 나르고, 남의 손톱을 정리하고, 마트와 백화점에서 물건을 파는 엄마들이 더 많다...’

저출산 시대와 맞물려 임신, 출산, 양육정책이 쏟아지면서 “요즘 아이 키우기 좋아졌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남녀의 역할과 영역이 구분돼있고, 남녀 성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

김지영씨의 고민은 소설 속 장치가 아니라 현실의 많은 여성, 특히 엄마들이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성차별의 단면이다.
 
여성가족부는 국가성평등지수를 기존 사회참여·인권복지·의식문화 등으로 구성된 영역에서 동등한 권한·자원의 동등한 접근·평등한 관계로 전환하며, 하위 지표인 분야도 가족, 문화·정보, 복지, 보건 등에서 돌봄, 평등의식, 건강, 소득 등으로 바꿀 계획이다.

사회 뿐 아니라 가정 내의 성평등도 지수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재)전남여성가족재단이 발간한 <전남 일·생활 균형 현황과 지원기관 설립 및 운영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성평등한 삶의 질 실현을 위해서는 일과 가사·돌봄 등 생활이라는 두 영역에서 남녀가 같음을 추구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책임을 맡은 이순미 전남여성가족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삶의 무게중심을 일에서 생활 영역으로 옮겨야 하는데 이를 위해 일과 생활(돌봄)의 영역 모두에서 남녀가 ‘같음’을 추구해야 한다”며 “이는 여성이 고용차원에서 남성과 같아지고 남성은 돌봄 차원에서 여성과 같아지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성평등은 남녀임금격차를 줄인다거나 남성이 가정에서 육아에 조금 더 참여한다는 단순한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일과 생활에서 성역할과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동등한 권한과 접근의 실현이라는 것이다.

안경주 전남여성가족재단 원장은 “일·생활 균형은 가족, 복지, 고용, 문화를 아우르는 종합정책이고 개인, 행정, 기업, 지역사회가 주체로 참여하는 전방위적 사회혁신 프로젝트”라며 “지난 10년간 구축된 여성일자리, 성평등 교육·문화, 정책연구 역량을 토대로 도민의 일·생활 균형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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