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결혼문화

이 시리즈에서는 전세계의 다양한 결혼 문화와 그 안에 담겨진 의미를 되새겨 우리현 사회의 결혼에 대해서 다시 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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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 주에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서 살아가고 있는 미국은 자유로움과 개성이 강한 나라다. 그만큼 미국인들은 무언가에 얽매이기 싫어하고 그 순간을 진정으로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국민성에 맞게 결혼 문화도 자유로움이 강한 편이다. 미국에서는 축의금을 따로 받지 않는다. 축하와 응원의 마음만 있으면 돈 한푼 없어도 결혼식에 참석이 가능하다. 

결혼식 하객은 일정 금액의 축의금을 내고, 축의금 액수가 축하의 마음, 내지는 인간관계의 친밀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우리와 비교하면, 축의금을 받지 않는 미국의 결혼식은 다소 예절에 어긋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혼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면서 새롭게 출발하는 커플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는 하객들의 모습에서 미국식 결혼문화가 추구하는 바는 물질이 아닌 진정한 마음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고 결혼하는 신부와 신랑이 금전적인 선물을 일체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결혼을 앞둔 신부를 축하하기 위해 신부의 들러리 친구들이 함께 모이는 ‘브라이덜 샤워(Bridal Shower)’가 있다. 결혼식에 앞서 커플은 신혼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적은 목록인 ‘웨딩 레지스트리’를 작성해서 가까운 친지와 친구들에게 공개하는데, 브라이덜 샤워 때 신부의 친구들은 목록에 있는 물품들을 준비해서 선물한다.

혹은 메일로 전달되는 청첩장 링크를 열면 가격대별 레지스트리 리스트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 신혼여행 펀드에 현금을 보내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브라이덜 샤워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브라이덜 샤워와 아이의 출산을 미리 축하하는 베이비 샤워 등 여자들의 파티를 위해 호텔 객실을 찾는 수요도 매년 늘고 있다고 한다.

브라이덜 샤워의 뜻인 ‘우정이 비처럼 쏟아지다’와 같이 우정을 표하는 목적이기 때문에 진심이 담겨있기에 소소해도 신부는 마음껏 선물을 받고 기쁨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아쉽게도 예비신랑은 이 모임에 참가할 수 없지만 낙동강 오리알처럼 있을 필요가 없다. 예비 신랑의 친구들이 모이는 총각파티(Bachelor Party)가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집안 행사로 여기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두 사람만의 온전한 파티를 즐긴다는 점이 유독 돋보인다. 특히 한국에서는 손윗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축복받아야 할 주인공은 뒷전인 경우도 있다. 신랑과 신부, 두 사람의 결혼인데도 관례상 어른들이 생전 뿌렸던 축의금을 거둬들이는, 본전 찾기를 위한 결혼식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을 두 사람의 축복을 위한 진정한 파티로 여기는 미국의 결혼문화는 체면 때문에 불필요한 지출을 하고, 결혼 당사자보다는 혼주 손님들이 더 많아서 어수선한 결혼식 분위기가 지적되고 있는 한국에서 생각해볼 여지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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