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 다음으로 비용 많이 들어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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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결혼문화 문제 있어도 할 수 없이 따르는 현실

「저축추진중앙위원회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개 대도시에 거주하는 결혼 1년미만의 신혼남녀 1천2백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설문조사, 29일 발표한 「결혼비용실태 및 의식조사」에 따르면 남녀 전체의 45.3%가 실제결혼비용이 예상비용을 초과했으며 40.8%가 가계에 부담을 주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41.7%가 상대측과의 갈등을 경험했으며 이중 3.6%는 심각한 갈등으 로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991년의 한 일간지 기사 내용이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거의 달라진 게 없다. 결혼비용은 2억대를 돌파해서 당사자는 물론 부모의 허리를 휘게 하고, 혼수와 예단 문제도 비일비재하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국 결혼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이어져온 전통과 인식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래서 결혼 당사자가 되면 할 수 없이 순응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6년에 발표한 연구보고서 ‘작은 결혼식 수요조사’에 따르면 한국 결혼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도가 100점 만점에 75.8점으로 집계되었다.

예물예단은 57.4%만 필요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89.9%가 주고받았다. 축의금, 피로연, 폐백도 필요하다는 응답이 각각 66.1%, 64.4%, 52.6%였지만, 실제로는 98.4%, 97.2%, 89.3%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걸로 나타났다.

□ 결혼이 ‘현금지대사’ 되면서 젊은이들 더 힘들어져

젊은 세대들이 지적한 우리 결혼문화의 문제점으로는 과다한 예물ㆍ예단ㆍ혼수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결혼식이 가장 많았다. (한국소비자원, 2017) 또한 결혼한 다음에 가장 후회하는 비용 중 하나가 예물비라고 한다.

예물, 예단 등은 결혼 전에도 갈등거리가 되고, 결혼하고 나서도 후회거리가 된다. 예단은 폐백시에 신부가 시부모에게 예물을 드리고, 시부모가 그 답례로 신부에게 저고릿감을 주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예단을 현금으로 주고 받으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거기에 애교예단, 꾸밈비 같이 근원도 알 수 없는 비용이 추가되면서 결혼식이 허례허식이 되었다.

한 웨딩컨설팅업체가 2018년 기준으로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평균 결혼비용은 2억 3천여만원이고, 신혼집 마련을 제외하고 가장 비용이 많이 든 항목은 예단과 예물 마련이었다. 예물 1429만원, 예단 1457만원으로 이 둘을 합치면 2886만원이나 된다.

결혼이 이렇듯 ‘인륜지대사’가 아니라 ‘현금지대사’가 되다 보니 가뜩이나 팍팍한 젊은 세대의 현실은 더욱 힘들어진다. 예의와 체면상 주고 받는 예물과 예단만 줄여도 결혼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서울-웨딩TV】 윤지수 기자 paula.y@wedd.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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