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간 결혼상담 일반화 되는 추세

출처 : flickr
출처 : flickr

 

○ “결혼으로 인해 발생하는 변화에 대해 준비할 수 있었다!”

대법원의 <2019년도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8년 한해 이혼소송이 7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정을 포함한 전체 이혼 사건 가운데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한 뒤 이혼한 황혼 이혼은 33.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다음으로 0~4년 신혼부부의 이혼이 21.4%로 많았다.

황혼이혼과 신혼이혼이 많다는 것은 결혼생활에는 늘 이혼의 가능성이 잠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부부는 서로 끊임없이 소통하며 갈등이 쌓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영국 가디언지는 영국에서는 최근 결혼 전 상담을 받는 커플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낭만적 현실주의(romantic realism)’라는 이 시대에 점점 많은 커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일이 실제로 발생하기 전에 결혼전 상담을 받고 있다. 

토마스와 제니도 그 중 한 커플이다. 처음 커플심리 치료사를 찾아갔을 때 그들은 많은 도움을 기대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토마스는 “처음에는 우리 둘 간의 신뢰관계에 관한 문제로 상담받기로 결정했다..그런데 예상보다 결혼전 상담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상담을 통해 서로 충돌하는 걱정 없이 안전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 별 문제가 없을 때도 상담은 저희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 커플은 결혼 후에도 결혼상담 세션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편견 없는 제3자와 함께 잠재적인 문제들을 논의하다 보면 서로에게 더 열린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한다. 

결혼 전 8년 동안 연애를 했지만, 토마스는 상담을 통해 결혼으로 인해 발생하는 변화에 대해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오래 사귀었지만, 상담 후 제니를 새롭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상담을 통해 사람마다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다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제니의 입장에서 상황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토마스는 결혼상담 세션이 서로가 의사소통하는 방식에도 도움을 주어 서로 간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게 됐다고 했다.

결혼 전 또는 결혼상담이 낭만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커플들에게는 동화속 결말 같은 위험한 환상으로부터 깨어나게 해주고, 미래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는 한 가지 방법이다. 

 

○ “그 이후 영원히 행복했답니다”와는 너무나 다른 현실에 대처

성・관계 치료사(sex and relationship therapist)이자 영국 상담・심리치료협회(British Association for Counselling and Psychotherapy) 회원인 케이트 캠벨(Cate Campbell)씨는 이런 상담이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지난 5년간 이런 상담이 많이 일반화됐다. 사람들이 보다 현실적으로 자신들의 관계를 바라보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결혼식 날에는 사랑으로 충만하지만, 국립통계국에 따르면 영국의 평균 결혼지속 기간은 12년이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는 “그 이후 영원히 행복했답니다”와는 너무나 다른 현실이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커플들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 간의 관계가 파탄에 이른 이후에 갖는 전통적인 상담과는 달리, 결혼전 상담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상담내용은 커플에 맞춰 정해지는데, 재정문제와 자녀양육, 휴일, 성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룬다.

캠벨씨는 “서로가 운명적 만남이라고 생각하는 커플들도 있다. 그런 커플이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면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신혼 때에는 작은 의견 불일치가 사랑으로 모호해지고, 사랑 호르몬이 서로를 결합시키고 2세도 갖게 된다. 그러나 “서로에게 신뢰를 맹세하게 되면, 또는 아이를 갖게 되면, 관계는 희미해지고, 이제 작은 문제가 큰 문제로 확대된다”라고 캠벨씨는 말한다.

작년에 런던의 ‘인생학교(School of Life)’에서는 커플들이 자신들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결혼전 심리치료 세션을 개설했다. 

이 학교의 심리치료 담당책임자인 샤롯떼 폭스 웨버(Charlotte Fox Weber)씨는 “이 심리치료는 결혼할 커플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이제 출산을 하거나 새로 이사하는 커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커플들이 현실을 이해하고 자신들의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도록 지원한다”라고 말한다. 

‘낭만적 현실주의(romantic realism)’라고 명명된 이 심리치료에는 지금까지 70쌍 이상의 커플들이 참여했다. 

웨버씨는 “젊은 커플들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혼 후 재결합을 위해 참여하는 나이 든 커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웨버씨는 이런 심리치료 세션을 결혼선물로 받는 커플들도 있다고 하면서 “어떤 커플들은 자신들은 서로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심리치료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상담을 통해 좋은 관계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 “현실에는 운명적 상대나 완벽한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안젤라씨는 3년의 약혼기간 후 2010년 결혼할 때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더라면 하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일이 잘되리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신혼 때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관계가 망가지는 것이 이해가 안됐다”고 안젤라씨는 말했다. 

그러나 10년 쯤 지난 후에 그녀는 이제 얼마나 쉽게 (관계에) 균열이 생기는지를 안다. “우리는 수년 동안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에 직면해 왔다.” 

2012년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녀의 남편은 실직했다. 그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그들이 살던 호주에서 뉴질랜드로 이사했다. 그 이후 안젤라씨는 향수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생했다. 

2년 뒤 둘째 아기가 태어났을 때, 그녀는 근근히 살기 위해 몸무림 치고 있었다. “결혼 전 상담을 통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에 대처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하는 일들이 많다.. 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결혼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육아휴가로 재정적 독립성을 잃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도 몰랐다. 나는 너무나 지쳐서 남편과 이런 문제를 상의할 힘도 없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지나고 보니 이런 과정이 정상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꼈다.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서로 간의 의사소통은 급속도로 붕괴된다. 작은 일에도 화가 난다. 심리치료는 잠재적 위험을 발견하고, 그 위험이 더 커지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커플은 지금은 매우 행복하지만,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안젤라씨는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서로가 관계를 맺지만, 여전히 우리는 자신의 행복을 책임지는 독립된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안젤라씨의 생각에 심리치료 상담사인 캠벨씨도 동의한다. 

캠벨씨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것이 건강한 관계의 일부라고 하면서 “여러분의 파트너와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렇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행복을 느낄 필요가 있다...현실에는 운명적 상대나 완벽한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혼전 상담치료는 두 사람이 미래를 위해 건강한 기초를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웨딩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