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이메일, 채팅 등 사내 통신 감시

 

○ 사내 통신의 부적절한 내용을 고용주에게 보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조직 문화와 직장 내 분위기가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은 그 정도가 심하면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큰 피해를 입힌다.

국민권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괴롭힘 한 건 발생에 따른 손실은 영국의 경우 연간 약 4천만 원, 스웨덴은 약 4백만~천3백만 원, 미국은 약 9천만 원 등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직장 내 괴롭힘 한 건 당 연간 약 1,55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작년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이미 직장 내 괴롭힘을 심각한 범죄로 인식해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은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피해자의 결단이 없는 이상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최근 서류와 이메일, 채팅 등 사내 통신을 감시해 부적절한 내용을 고용주에게 보고하는 로봇이 개발됐다고 보도했다.

직장 내 성적 괴롭힘과 따돌림을 해결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고안된 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여성에 대한 성적 괴롭힘에 반대하는 국제적 캠페인인 ‘#MeToo 운동’을 따라서‘#MeToo bot’이라 명명됐다.

이 프로그램을 디자인한 시카고의 회사 NexLP에 따르면 이런 AI 프로그램은 이미 50개의 미국 기업과 영국 법무회사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 AI와는 별개로 여성 직원의 근무조건 개선 필요해

NexLP의 대표이사인 제이 라이브(Jay Leib)씨는 잠재적 문제를 발견하고 그 내용을 변호사나 인적자원 담당자에게 알려 조사하도록 알고리즘이 짜여져 있지만, 로봇에게 괴롭힘을 정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토로한다.

라이브씨는 “어떤 내용에 경고표시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기업 비밀이지만, AI는 언어적으로 또는 통신의 빈도나 시기가 비정상적인 경우를 찾는다”면서“나도 모든 형태의 괴롭힘을 알지는 못했다...괴롭힘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AI 전문가는 이런 기술은 한계가 있으며, AI는 몇몇 요인을 찾을 수 있을 뿐 문화적 또는 개인 간 특유한 (관계의) 동태성을 찾아낼 수는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AI가 놓치는 것이 있거나 지나치게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시간이 지나면서 괴롭힘을 주는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속일 수도 있고, 감시되지 않는 다른 통신을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AI의 효용이 없어질 수도 있다. 

AI를 이용하건 안하건, 고용주가 여성 직원들을 위한 근무조건을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인디펜던트지는 강조했다.

<Young Women's Trust>가 2019년 10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4명 중 1명의 여성은 직장내 성적 괴롭힘을 신고했을 때 해고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성적 괴롭힘을 당한 젊은 여성의 6%만이 신고한다고 한다. 

1000명 이상의 20대 남녀가 참여한 이 조사에서 20대 응답자의 과반수가 #MeToo로 직장내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됐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고 답한 사람은 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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