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그녀를 다시 만난 건 5년 만이었다. 당시 40대 후반이었던 그녀는 50대가 되어 있었다.

    “지금이라도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달려있죠..예전과 같다면 
    어려울 수도 있고요..”

‘예전’이라는 말에 그녀는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2-30대에는 따라다니는 남자들도 많았고, 
    맞선도 많이 들어왔어요. 마음만 먹으면 결혼할 수 있을 줄 알았죠.”
    “대부분은 어쩌다가 독신이 됩니다.”

30대에 작은 홍보회사를 시작하면서 결혼보다 사업이 더 먼저였다고 한다. 그렇게 15년을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새 40대 후반이 됐다. 그녀가 나를 찾아왔던 게 그 무렵이었다.

하지만 사업이 성공하고, 돈도 웬만큼 벌었으니 나름대로 부족함 없는 40대였던 그녀는 그 때도 결혼에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소개받은 남성들을 다 거절했고,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다”면서 돌아갔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라도 있나요?”
    “이대로 혼자 살 수 있을까, 나중에 후회하지는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 친구들은 거의 다 결혼을 했고, 두명만 독신으로 남았다. 처지가 비슷하니까 서로 의지하며 지냈는데, 몇 달 전 그 친구가 암 투병을 하다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 때 많은 생각을 했어요. 부모님도 돌아가셨고, 형제 자매도 각자 가정이 있으니  나한테 신경을 못쓰죠. 친구까지 떠나고 나니 이 세상에 나 혼자 남았다는 절대 고독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혼자 늙어가야 한다는 걸 젊을 땐 잘 모르죠.”

그래도 그녀는 아직 기회가 있다. 관리를 잘해서 건강하고, 피부도 깨끗하고, 나이에 비해 젊어보여 결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60대, 70대라면?  

인생에는 늘 좋은 시절만 있는 건 아니다. 30대 솔로의 삶을 계속 할 수만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30년, 40년이 지나면 독거노인이 된다. 

60대, 70대에게 혼자 사는 게 좋으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독신의 즐거움만이 아니라 고통과 어려움도 알아야 한다. 결혼이 삶의 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질 뿐 미화되지 않듯이 독신 역시 미화돼서는 안된다.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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