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NGO가 세운 학교에서 일어난 기적 같은 변화들

 

출처 :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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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처럼 남편에게 의존하지 않는 나의 삶을 살고 싶다!”

부르키나 파소(Burkina Faso)는 서아프리카에 있는 세계 최극빈국 중 하나다. 

유엔이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가 세계 186개국 중 183위인, 한마디로 인간다운 생활수준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하는 이 나라에는 하루하루를 겨우 연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곳에서 여성들의 삶은 더욱 열악하고 비참하다. 

국제 엠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지난 2016년 발표한 보고서 <강압당하고 부정당하는 소녀들:부르키나 파소의 강제결혼과 피임 장벽>을 통해 부르키나 파소의 조혼, 강제결혼 풍습으로 13세 가량의 소녀 수천 명이 유년기를 박탈당하고 있는 현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부르키나 파소의 소녀들에게 교육을 통해 희망을 찾게 하고 있는 프랑스의 한 NGO(비정부단체)를 소개했다.

부르키나 파소의 18세 소녀 파디라투(Fadiratou)양은 자신의 꿈을 떠올릴 때면 검은 두 눈이 반짝거린다. “박사! 제가 되고 싶은 것은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파디라투는 부르키나 파소의 서쪽에 있는 나노로(Nanoro) 지역의 여학생 기숙학교에서 자신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파디라투는 전문직이라는 미래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초등학교를 끝으로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기 때문이다. 농사일을 하는 부모님은 그녀에게 밭일을 시켰고, ‘안전을 보장하는’ 결혼을 시키려 했다.

그러나 당시 파디라투는 싫다고 반항했다. 그녀는 “저는 학교에 가고 싶어요. 성공한 인생을, 그리고 엄마처럼 남편에 의존하지 않는 나의 삶을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 학교 가는 소녀들 앞에 놓인 수많은 장애물들

부르키나 파소는 세계에서 5번째로 아동 결혼율이 높은 나라다. 

부르키나 파소의 여성 2명 중 1명은 18세 이전에 결혼하고, 10명 중 1명은 15세 이전에 결혼한다. 나노로의 나바 카르포(Naaba Karfo) 촌장은 “부모님은 남자애들의 교육에는 투자하지만, 여자애는 다른 가족에게 (시집)가서 주부의 일을 해야 하는 ‘남’이라고 여긴다”라고 말한다. 

이 마을의 학교 시스템의 재건을 위해 애쓰고 있는 세두 야메고(Seydou Yameogo) 장학관은 “매년 학생들이 떨어져 나간다. 강제결혼부터 조기임신까지 다양한 이유로..”라고 털어놓았다. 

인구의 60%가 문맹이고, 40%가 궁핍 속에 사는 부르키나 파소에서 소녀들이 학교에 가는 길에는 가난과 지리적 고립, 사회적 압박, 조기결혼과 조기임신 등 수많은 장애물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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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디라투가 이런 장애물을 극복한 것은 그녀의 희망을 야야 우에드로고(Yaya Ouedraogo)가 알게 된 덕택이다. 소녀들의 취학을 추진하고 정착시킨 프랑스 단체 <Res Publica>의 활동가인 우에드로고씨는 “파디라투의 뛰어난 성적을 보았고, 그녀를 중등학교와 대학교까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한다. 

이 단체는 지난 20년 간 부르키나 파소의 3개 지역에 10개의 지부를 두어 여학생의 수를 5배 증가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단체의 설립자는 리오네 프랑스와즈(Lyonnais Françoise)와 장-끌로드 페렝(Jean-Claude Perrin)이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재정을 지원한 프랑스 의사들이 활동했던 나노로 지역에 2001년 처음 도착했다. 이들은 이 지역의 위생 상태가 좋아진 것을 확인했지만, 부모들이 여자애들을 학교에 보내기를 주저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노로의 코디네이터인 앙드레 카보레(André Kaboré)씨는“가족은 여자애들을 집안일이나 밭일을 도와주는 존재로서 지켜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 두 프랑스인은 자신들의 사비로 여자애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 학교 세우기 20년 만에 남아와 여아 간 학력 평등 이뤄내

14개의 마을이 모여 있는 나노로 지역에는 10개의 초등학교와 1개의 공립중학교 밖에는 없다. 그리고 학생들은 수 킬로미터를 걸어서 등하교 하는데, 그 도중에 여학생들은 성폭력에 노출된다. 

부르키나 파소에서는 16세까지 학교는 무료이고 의무교육이지만, 학교 운영비와 등하교 비용, 학용품 비용은 모두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 

<Res Publica>는 16개의 새로운 학교와 3개의 여학생 기숙학교를 설립, 부르키나 파소 교육부 산하에 두었다. 그리고 이 단체는 가난한 학생들의 학비를 대주고, 식당을 지어 주민들이 만든 식사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도록 했다. 

앙드레 카보레씨는 “이전에는 학생들이 하루 종일 굶었다. 수업에 집중이 안됐을 것이다” 라면서 날마다 제공되는 식사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20년 후 2가지 변화가 생겼다. 장-끌로드 페렝씨는 “남자애와 여자애 간의 (학력) 평등이 이뤄졌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나노로 지역 학생들의 성적이 30% 향상됐다. 

그러나 2004년에 나노로 지역에 설립된 한 학교에서는 아직도 선생님들이 ‘학교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이 학교의 여교사인 하비바타 젤라 사노고(Habibata Zela Sanogo)씨는 소방관이나 의사가 된 졸업생들을 정기적으로 초대해 여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또한 선생님들이 팀을 이뤄 마을을 돌아다니며 ‘고집 센’ 부모들을 설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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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아의 초등학교 취학율 높아졌지만, 4%만이 고등교육 받아

어린이 6천 1백만명 중 절반이 취학하지 않는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는 여학생의 취학 문제가 하나의 도전이다. 

부르키나 파소의 경우 지난 10년에 걸친 기획의 결과 교육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여아의 초등학교 취학율이 2008년 72%에서 2018년 95%로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남아있다. 초등학교에 취학한 여아 중 40%만이 중등교육을 받고, 4%만이 고등교육까지 받는다. 

교육부의 라스마타 우에드라고(Rasmata Ouedraogo) 교육장려 감독관은 “여자 아이는 읽고 쓸 줄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여전히 팽배하다. (여자애들은) 그 이후는 가정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일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유네스코는‘모든 성인들이 중등교육까지 받으면 세계의 빈곤율이 절반으로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고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수입이 늘어나며, 여성의 자립도가 높아진다. 유엔에 따르면 교육은 경제성장과 불평등 감소에 기여한다.

부르키나 파소에서는 조금씩 (교육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나노로의 여성들에게 문맹교육을 제공하는 것에 자신의 수입을 모두 기부한 농부 마리-잔느 카판도(Marie-Jeanne Kafando)씨는 “우리 엄마와 할머니는 남편에 기대어 살았다. 나 자신도 초등학교 때 학교를 그만두었고, 18살에 결혼했다. 그러나 내 딸들에게는 그런 운명을 주고 싶지 않다”라고 힘줘 말한다. 

그녀는 자신의 두 딸들에게도 학비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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