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가 보존의 문제” 출생율 높이기 위해 장려금 지급
【그리스】 “국가 보존의 문제” 출생율 높이기 위해 장려금 지급
  • 서정환 기자
  • 승인 2020.02.0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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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시민여부와 관계없이 그리스 거주자에게 지급

출처 : 픽사베이

 

○ 이대로 방치하면 30년 후 그리스 인구 2/3로 줄어들 것

북유럽에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출산 강국들이 포진해있는 반면,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은 출산율이 1.3명대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특히 그리스는 장기적인 저출산과 고령화에 경제불황까지 겹쳐 사회 분위기가 침체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그리스의 출생율 감소를 이대로 방치하면 30년 후에는 현재 1천 70만명인 그리스 인구가 2/3로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통계청(Eurostat)에 따르면 현재의 출생률 하에서 2050년에는 그리스 인구의 36%가 65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노동력과 이미 부하가 생기기 시작한 사회보장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1970년에는 인구의 7%만이 65세 이상이었다. 

돔나 미카일리두(Domna Michailidou) 노동복지부 부장관은 “(인구문제는)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보존의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미카일리두 부장관은 출산지원금을 비롯한 복지혜택 정책을 밀어붙인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녀는 “높은 생산성이 청년인구와 연관되어 있는 만큼, 출산장려는 경제성장의 최우선정책이다. 현재의 어려운 연금시스템을 생각하면 미래는 더 암울하다”라고 말했다. 

현 정부의 가장 젊은 각료인 미카일리두 부장관은 더 많은 유아원과 탁아소 개설을 지지하면서 “여성이 노동인구에 다시 들어오게 해야 한다. 프랑스에서도 이와 같은 정책이 유효했다”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출산 가정에 지원금을 지급한다.

출산지원금은 한 해에 1억8천만 유로(한화로 약 2350억원)가 소요되는데, 이는 그리스 GDP의 0.1%에 달한다. 이 지원금은 EU 시민여부와 관계없이 그리스 거주자에게 지급된다. 

새해로 넘어가는 밤에 마리아 파달라키스(Maria Pardalakis)씨는 크레타의 한 병원에서 건강한 남자아기를 출산했다.

파달라키스씨와 남편 크리스토스(Christos)씨는 2천유로(한화로 260여만원)의 정부 출산지원금을 받는 첫 번째 커플이 되었다. 

남편 크리스토스씨는 “다른 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새해이다. 아내가 가장 좋은 선물을 주었다. 물론 정부지원금도 우리 뿐 아니라 많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출생률 감소로 남유럽과 북유럽 간 경제적 차이 우려돼

인구문제에 직면한 나라는 그리스만이 아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고 사이프러스는 출생률 감소로 남유럽과 북유럽 간의 경제적 차이가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해 왔다. 그리스는 지난 10년간 실제로 이런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 

28%라는 기록적인 실업률을 기록했던 2010년~2015년 기간에 약 50만 명의 그리스 사람들이 이민을 떠났다. 그들 중에는 전문직 청년들이 많았으며, 이들은 보다 잘 사는 유럽의 다른 나라와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 정착했다. 

미카일리두 부장관은 “고소득원이고 출산연령대인 고학력 인구의 5%가 나라를 떠났다는 사실은 모든 것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경제불황 이전부터 출생률은 인구유지 수준 아래로 감소하고 있었다. 경제불황으로 국제구조기금(international rescue funds)이 들어오고, 유로존에 남아있기 위한 긴축정책이 실행되자 보건 예산은 40% 이상 감소했다. 

부인과 전문의면서 임산부들에 대한 무료의료 제공을 추진하는 비정부기구 <희망의 기원(Hope Genesis)>의 설립자이기도 한 스테파노스 찬다카스(Stefanos Chandakas) 박사는 “중요한 산전검사들을 놓치는 산모들이 많아 사산아가 증가했다. 그리고 많은 여성들이 임신을 늦췄다”라고 지적했다. 

찬다카스 박사팀은 그리스 재정위기가 한창이었을 때 30여개의 섬을 방문했는데, 임산부의 숫자가 너무 적어 놀랐다고 한다. 학교에도 아이들이 적었다. 

찬다카스 박사는 “인구가 1000명인 푸르니(Fourni)섬의 경우, 2014년과 2015년에 출생률이 0이었다. 이제는 의료지원도 하고 사회안전망도 갖추고 있어서, 아이를 낳으라고 권하고 있다. 현재 푸르니 섬에는 11명의 임산부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유럽으로 오는 이민자나 난민들의 첫 번째 도착지이기 때문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중동에서 오는 사람들이 인구 증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찬다카스 박사는 “향후 20년 동안 그리스는 다른 유럽 사회처럼 다문화사회가 되리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상황에 적응하고 교육 시스템도 변해야 한다. 이는 청・장년 모두에게 도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웨딩TV】 서정환 글로벌 전문기자 jhseo1222@wedd.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