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조혼이 우리 누이들을 죽게 해요” 세네갈 청소년들의 노래
【세네갈】 “조혼이 우리 누이들을 죽게 해요” 세네갈 청소년들의 노래
  • 서정환 기자
  • 승인 2020.02.12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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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청소년 3명 중 1명은 18세 이전에 결혼

출처 : flickr
출처 : flickr

 

○ 조혼 위험성 알리기 위해 나선 청소년들

“2030년까지 1억5000만명 이상의 소녀가 18세 생일을 맞기 전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지난 2018년 보고서에서 추정했다.

인도의 조혼율이 줄어 전 세계적으로 18세 미만 소녀들의 조혼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조혼율은 최근 10년 간 40%에서 38%로 거의 줄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어린 소녀들은 할례, 조혼, 그리고 조기 임신 등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조혼이 만연한 서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조혼의 위험성을 알리고,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청소년들의 활동을 소개했다.
  
“강제결혼이 우리 마을에 넘쳐흘러요. 조혼이 우리 누이들을 죽게 해요. 아빠, 엄마, 우리는 그런 몽둥이질에 반대해요.”

19살의 오마 드라메(Omar Drame)와 팔루 팔(Fallou Fall)은 자신들의 반항을 이렇게 노래한다. 이 노래는 세네갈 중심부에 있는 카프린느(Kaffrine) 지역의 마보고등학교에 다니는 이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봐 왔던 일들을 반영하고 있다. 

15살의 소크나(Sokhna)는 4살 이후로 벌써 3번의 결혼을 모면했다. 그 후 소크나는 오마와 팔루가 지은 이 노래를 들었고, <교육자클럽(club des pairs éducateurs)>을 알게 됐다. <교육자클럽>은 세계 최대 구호개발 비정부기구인 <월드비전(World Vision)>의 프랑스 사무국에서 만든 청소년 모임이다. 

 

○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도 권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 몰라

첫 해에는 12~18세 청소년 20명이 모였다.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문화 속에서 이 클럽의 멤버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대중에게 말하는 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받는다. 

마보고등학교의 바바카 셍고(Babacar Senghor) 교사는 “어른들은 아이들이 침착하고 확신에 차서 말하는 것을 듣고는 놀라 아이들이 말에 귀를 기울인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무리를 지어 근처의 마을로 가서 노래나 연극의 형태로 자신들의 메시지를 알린다. 이 클럽의 홍보를 맡고 있는 보니파세 디우(Boniface Diouf) 학생은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도 권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라고 토로했다. 

세네갈 가족법에는 결혼 최소연령이 16세로 정해져 있지만, 조혼이 여전히 만연해 있다. 2016년의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청소년 3명 중 1명은 18세 이전에 결혼하고, 9%는 15세 이전에 결혼한다. 

조혼의 첫 번째 결과는 소녀들이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클럽의 멤버인 17세의 사코(Sakho)양은 “일반적으로 결혼한 소녀는 어른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가정에 충실할 뿐 학교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게다가 많은 경우에 결혼 후 곧 임신을 하게 된다. 

세네갈에는 청소년 여성의 26.4%가 임신을 하고, 이런 조기 임신은 모성사망과 영아사망의 첫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사코(Sakho)양은 “조혼관습이 여성 청소년 사망의 공범이다”라고 강조했다.

 

○ 변화를 확신하는 300여 명의 청소년들

조혼은 사회적 및 경제적 이유로 유지되고 있다. 

청소년기의 혼외 임신은 부모들의 걱정거리이고, 해당 소녀와 그 소녀의 엄마는 마을의 조롱거리가 된다. 조혼이 이런 상황을 예방하는 하나의 해결책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금전적 문제도 걸려있다. 

마보 고등학교의 셍고 교사는 “결혼시키면 집안의 입이 하나 줄어든다. 그리고 결혼은 착취의 수단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남편은 그 배우자 집안의 새로운 일원이 되어 농사일을 돕는다. 1년이라도 늦게 결혼시킬 이유가 없는 것이다. 

교육과 <교육자클럽>의 활동 덕택으로 현재 마보에서는 조혼이 나쁘게 비춰지고 있다. 그러나 딸을 결혼시키기 위해 마을에서 멀리 데리고 간 부모도 있었다고 한다. 

세네갈의 <월드비전>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세이두 덤바(Seydou Demba)씨는 세네갈 정부가 조혼을 반대한다 해도 “고질적으로 뿌리박힌 관습에 대항할 충분한 노력이 부족하다”라고 한탄했다. 

예를 들어 13세 미만의 소녀와 결혼해도 형법상 아무런 제재가 없다. 2004년에 세네갈은 여성의 결혼 최소연령을 18세로 규정한 아프리카 헌장(Charte africaine)의 여성의 권리 항목에 맞춰 국내 의정서(protocole)를 개정, 변화에의 희망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그 후 16년이 지나도록 국내 가족법은 개정되지 않았다. 

세네갈에 몇몇 의견수렴기관과 자문기관이 있어도 이란 변화를 청원하는 기관은 드물다. 특히 시골에는. 

사코양은 “우리 세대가 변화시킬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이란 변화는 그녀와 다른 <교육자클럽>의 300여명의 동지들이 일으키려고 하는 도전이기도 하다. 

 

【서울-웨딩TV】 서정환 글로벌 전문기자 jhseo1222@wedd.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