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모유 먹는 남편들 “성차별적 폭력, 강압적 행동”
【우간다】 모유 먹는 남편들 “성차별적 폭력, 강압적 행동”
  • 서정환 기자
  • 승인 2020.02.17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두 감염, 침으로 인해 아기에게 위험 등 경고 받아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아기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6개월 된 아기가 있는 스무살의 우간다 여성 제인은 남편에게 모유를 먹인다. 

그녀는 “남편은 모유가 맛있고, 자신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나의 모유 순환에도 도움을 줄 거라고 한다”면서 “나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남편이 부인의 모유를 마시는 것은 우간다의 일부 지역, 그리고 탄자니아와 케냐의 일부지역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행태가 성차별적 폭력 및 강압적 행동과 연계되고, 아기의 영양 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은 2018년 우간다의 사라 오펜디(Sarah Opendi) 보건부장관이 국회에서 “남편이 (모유를 먹기 위해) 부인의 젖을 빠는 문화가 모유수유와 아기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경고하기 전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의 키암보고 대학(Kyambogo University)과 영국의 켄트 대학(University of Kent)은 <Global Challenges Research Fund> 지원 하에 이런 현상과 그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 기금은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최첨단 연구 지원을 위해 영국 정부가 마련했다.

이 연구를 이끌고 있는 영국 행태학자 로웨나 메리트(Rowena Merritt) 박사는 “우리도 이런 행태가 현실적으로 행해지는지 몰랐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우리에게 말해 줄 사람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몰랐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이런 행태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된 우간다 중앙의 농촌 부이케(Buikwe)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유수유 거부하면 남편이 가버릴까봐 두렵다”

이 연구팀은 이 지역에서 오토바이 택시 기사를 하고 있는 4명의 남성들과 익명의 인터뷰를 했다. 

한 남성은 “나는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는다”라고 털어놓았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빠에 대한 수유는 아기에게 수유하기 전 보통 하루에 한번 1시간 정도 이뤄진다. 

인터뷰한 남성들은 모유가 활기를 북돋아준다면서 “모유가 나를 버틸 수 있게 해준다. 점심 대용으로 먹으러 집에 오는데, 모유는 하루 중 스트레스를 경감시켜 준다”라고 말했다. 

아빠에 대한 모유수유는 사랑을 표현하고 성관계를 시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하는 남성들도 있다. 한 남성은 “모유를 먹는 동안 어린 아이처럼 보살핌을 받는다는 느낌이 생기고 또 중독성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메리트 박사는 여성들은 어쩔 수가 없다고 하면서, “우리가 인터뷰한 여성들에 따르면 이러한 행태는 강압적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 여성은 남편에게 모유수유를 거부하면 “남편이 다른 곳으로 가버릴까봐 두렵다”라고 말했다. 여성이 거부하면 맞기도 한다고 말한 남성은 “남편이 (모유수유에) 집착하기 때문에 거부할 수가 없다. 거부하면 폭력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강압적으로 모유수유가 이뤄지기도 한다”

이런 행태가 성차별적 폭력과 관련된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키암보고 대학의 선임연구원이면서 이번 연구에 도움을 준 피터 루쿤도(Peter Rukundo) 박사는 “우간다 북동부의 카라모자(Karamoja)지역에서는 폭력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남편이 (술에) 취한 경우는 강압적으로 모유수유가 이뤄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조산사와 영양사 등을 포함한 보건 전문가들은 아빠 모유수유 때문에 아기에게 분유를 줘야 하고, 아빠가 젖을 빨아서 유두가 감염되거나 물려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고, 또 남편의 침으로 인해 아기가 감염되는 위험도 있다고 지적한다.

루쿤도 박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건부 장관이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명확하고 의도적인 노력이 아직 없고, 결과적으로 이런 문제가 실재한다는 것을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침묵하고 있으면 상황은 숨겨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메리트 박사는 “이런 행태가 지속되면 다음 세대에는 문화나 관습의 일부로 남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할례의 관습과 비슷한 점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웨딩TV】 서정환 글로벌 전문기자 jhseo1222@wedd.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