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남녀 만남은 인생 전반에 걸쳐서 봐야 한다. 20대에 보는 게 다르고, 30대, 40대에 보는 게 다르다.

젊은 날에는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은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어디를 가도 돋보이고, 남의 관심을 끄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신의 오묘한 조화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장점이 단점이 되고, 만남이 안되던 사람들이 좋은 만남을 갖기도 하는 게 남녀관계이다.

그를 처음 만난 때가 20년 전, 당시에는 30대 초반의 킹카였다. 이후 그는 10년 동안 500번 이상 맞선을 봤다. 

그러다가 어느 날 소식이 끊겨서 결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10년 만에 다시 연락이 왔다. 재혼 상담인가 했는데, 놀랍게도 초혼이었다.

    “30대 때만 해도 잘나간다고 생각했고, 뭐 소개 기회가 많다 보니 전념을 안했던      것 같아요...”
    “기억해보니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분이었어요.”
    “그게 문제였죠. 스펙도 괜찮고, 외모도 봐줄만하고. 나 정도면 언제든 마음만 먹     으면 결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평범한 친구들도 결혼을 다 하     는데, 저만 혼자 남았더라고요.”
    “아시겠지만, 옛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지금 상황은 소개받기 아무 힘들거든요.”

500번 이상 만남을 가진 남녀 30여명의 20년 후를 분석해봤다.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고, 인상도 좋고,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다는 것은 큰 특혜이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서 보니 그 중 절반 이상은 결혼을 못했다. 일부는 지금도 만날 기회를 찾고 있고, 일부는 체념한 상태였다. 

결혼 안한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

기와 열정을 소진해버리고, 옛날의 모습은 거의 없었다. 그때 워낙 돋보였기 때문에 지금의 달라진 모습이 더 비교가 됐다. 경제적으로도 평범했다. 대부분은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결혼한 사람들은 어떨까? 

늦게 결혼했기 때문에 자녀들이 어리고, 경제적으로 아직은 안정되지 않은 편이다. 그리고 이상형과 결혼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다는 것은 젊은 날의 특권이자 특별함일지 모르지만, 그 결과까지 특별하지는 않다. 그렇게 선을 많이 보고, 결혼한 사람들의 결과를 보면 많이 만나지 않고 결혼한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다.

만남의 기회가 적더라도 최선을 다해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500번, 1000번 미팅한 사람들의 뒷모습이 잘 보여준다.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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