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결과 태아의 성(性)은 우연히 결정될 뿐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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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이후 태어난 모든 스웨덴 사람 살펴봤더니

남아선호사상이 강했던 과거에 우리나라에는 어느 지역에나 딸부잣집이 있었다. 아들을 낳을 때까지 낳다 보니 딸이 열명이나 되는 집도 있을 정도였다.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는 자녀수가 적기 때문에 특정 성의 자녀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래서 미국 랜드럼 셰틀즈 박사의 저서 <How to choose the sex of your baby>(*우리나라에서는 ‘이들이 좋아, 딸이 좋아?’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됨)가 여전히 읽히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아들만 낳거나 딸만 낳는 집안에 대한 호기심은 지속됐고, 다양한 연구와 조사가 이뤄져왔다.

실제로 아들만 또는 딸만 낳는 경향이 있는 집안이 있는 것일까? 

미국 CNN에 따르면 스웨덴의 한 연구가 이 질문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를 발표했다.

아들을 낳을지 딸을 낳을지 여부는 아빠의 유전자로부터 전달된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물론 아직 그런 유전자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임신을 할 때 특정한 성(性)에 진화적인 이점(advantage)을 부여하는 유전적 특질이 있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예들 들어, 키가 큰 부모는 아들을 더 많이 낳고, 잘 생긴 부모들은 딸을 더 많이 낳는다고 추측하는 연구도 있었다. 

한편, 수정하는 순간의 부모의 호르몬 상태가 태아의 성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도 있다.

그러나 1932년 이후에 태어난 모든 스웨덴 사람들을 살펴본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자녀의 성은 순전히 우연적으로 결정된다고 한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퀸즈랜드 대학(University of Queensland) 심리학과의 브렌단 찌쉬(Brendan Zietsch) 박사는 “어떤 특정 성의 자녀를 낳는 경향을 가진 사람은 없으며, 자녀의 성은 기본적으로 우연히 결정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 가족 내에 아들 또는 딸이 많은 경우는 우연이 겹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기존 연구들은 자료의 표본이 작아서 잘못된 결론에 도달했을 수도 

연구진은 스웨덴 출생신고 자료를 이용해 형제나 자매가 특정 성(性)의 자녀를 낳는 경향이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부모의 특성이 자녀가 특정 성(性)의 2세를 낳을 확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통계적으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찌쉬 박사는 “형제나 자매는 50%의 유전자가 동일하기 때문에, 자녀의 성을 결정하는 유전적 요인이 있다면 형제들의 2세의 성별 간에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형제들이 동일한 성(性)의 2세를 낳는 경향은 없다는 것이다. 즉, 내가 딸을 낳을 확률이 나의 형제가 딸이나 아들을 낳을 확률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470만건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살펴본 이번 연구 결과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찌쉬 박사는 기존의 연구들은 자료의 표본이 작아서 잘못된 결론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1600년부터 시작해 927가계의 556,387명을 조사한 2008년의 한 연구는 아들을 딸 보다 많이 낳은 집안의 아들은 아들을 더 많이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연구는 남성의 성염색체는 XY이고 여성의 성염색체는 XX 인데, 남성의 정자에서 X 또는 Y 염색체의 개수를 조절하는 어떤 유전자가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식량이 부족한 시기에는 여성들이 아들보다 딸을 더 많이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연구도 있다. 중국 역사상 가장 처참한 시기 중의 하나인 대약진정책 시기(1958년~1961년)를 분석한 2012년의 한 연구는, 이 시기에 남아의 수가 급격히 감소했음을 발견했지만, 그 이유는 아직도 불확실하다. 

어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신생아들의 남녀 성비를 바꿀 수 있다고 하면서, 기온이 높은 곳은 더 많은 남아가 태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찌쉬 박사는 “기아와 같은 극한의 환경변화가 남녀 성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1932년 이후의 환경변동이 스웨덴의 남녀성비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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