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8세 장관의 아빠 육아휴가 선언

출처 : 고이즈
출처 :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부 장관 페이스북

 

일본의 합계출산율, 즉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수는 2018년 기준 1.42명으로 3년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의 저출산 상황을 “국난(國難)이라고 불릴 만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면서 저출산 대책을 담당하는 에토 세이이치 총리 보좌관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희망 출산율 1.8’ 정책 목표를 달성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일본 정부의 문제 인식과 적극적인 정책 도입으로 일본은 초저출산 사회(출산율 1.3명 이하)에서 저출산 사회로 올라섰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1.26명으로 최저치를 찍은 2005년을 기점으로 조금씩 올라 최근 몇 년간 1.3~1.4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일본 사회에서는 아빠 육아휴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이쿠맨’ 확대정책이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이쿠맨은 육아를 뜻하는 일본어 ‘이쿠지’와 남성이라는 뜻의 ‘맨(man)’의 합성어로 ‘육아하는 남성’을 뜻한다.
 
일본 정부가 올해 본격적인 아빠 육아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NHK는 아빠 육아제도의 실상과 전망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2편에 걸쳐 소개한다.

 

<1>38세 장관의 아빠 육아휴가 선언
<2>육아휴가 주저하는 ‘벽’을 허물라!


○ 장관도 육아휴가 결정까지 고민했다!

“엄마의 (육아)부담이 큰 출산 후 3개월 동안에 2주 정도의 아빠 육아휴가를 갖고 싶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8) 환경부 장관이 육아휴가 의사를 밝힌 것은 첫 아기 탄생 2일 전인 지난 1월이었다.

부인인 다키가와 크리스탈(滝川 クリステル)씨의 임신을 발표한 이후, 환경부 장관에 취임한 그는 취임 전부터 육아휴가를 생각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또 각료로서 육아휴가를 가져도 좋은지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육아휴가 의사를 발표한 이후, 고이즈미 장관은 자신의 생각을 블로그에 게재했다. 

여성의 산후우울증 실태와 민간 기업에서는 6%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남성 육아휴가 취득률 등을 볼 때, “제도만으로는 안되고, 분위기가 변하지 않으면 남성 육아휴가의 취득은 확산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장관의 결단을 지지한 사람은 뉴질랜드의 재신더 아던(Jacinda Ardern) 수상이었다. 
그녀는 현직 수상으로는 세계 최초로 출산휴가를 가져 화제가 된 인물이다. 

아던 수상은 방일 중 가진 회담에서 고이즈미 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내가 출산휴가를 가질 때 찬반양론이 있었다. 그것을 극복하여 현재에 이르렀는데, 이것이 사회가 변해가는 하나의 요인이다. 당신의 경우 남성 육아휴가의 취득에 엇갈린 비판이 있을지도 모른다. 처음 시도하는 사람은 어쩔 수가 없다. 극복하고 힘내기 바란다.” 

아던 수상은 리더가 앞서서 행동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출처 :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부 장관 페이스북
출처 :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부 장관 페이스북

○ 남성 휴가 확산을 좌우하는 건 조직 리더의 의지

실제로 남성 육아휴가 확산에 있어 조직 리더의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국가공무원이다. 

국가 공무원 남성의 육아휴가 취득율은 12.4%, 자위대 근무자 등 특수직을 제외한 일반직 공무원의 취득률은 21.6%로 처음으로 20%를 넘었고, 6년 연속으로 과거 최고치를 경신했다. 4년간 약 4배 증가한 수치이다.
 
민간기업(6.16%)과 지방 공무원(5.6%)의 2배가 넘는다.

사실 중앙 국가 공무원도 7년 전까지는 민간 기업이나 지방 공무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였다.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은 위로부터의 대책이 큰 역할을 했다. 

아베 정권은 대표적 정책의 하나인 ‘여성활약’의 실현을 위해 남성 육아휴직 취득률의 향상을 내걸고 민간과 지자체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중앙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았다. 

중점을 둔 분야가 관리직의 의식개혁이다. 

관리직에게 부하직원 각각에 대해 자녀를 낳을 계획이 있는지, 출산한다면 육아휴직을 가질 것인지 등을 면담을 통해 확실히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전용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인사 담당국과 공유하고, 직원이 육아휴가를 가지는 경우의 업무분담과 인력배치 등에 대한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했다. 

또한 부하의 육아휴가 취득에 대한 대처상황을 관리직의 인사평가 항목으로 두어 철저한 의식개혁을 시도했다.

총무성의 한 관리직 공무원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20여 년 전에 관공서에 입사할 때는 남성의 육아휴가 얘기는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부하의 프라이버시를 꼬치꼬치 캐묻는 것에 약간의 저항감도 있었다. (지금은) 육아휴가를 갖는 분위기가 확산돼 적극적으로 소통을 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그 중 하나가 짧은 육아휴가 기간이다. 

인사국에 따르면 육아휴가를 갖는 남성의 약 70%가 1달 이하의 휴가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올해 4월부터 남성 국가 공무원의 1개월 이상의 육아휴가 취득을 촉진하는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또한 관건은 ‘상사=관리직’이다. 육아휴가의 취득계획을 부하 직원 본인 뿐 아니라 상사도 작성해 휴가기간 중의 업무분담 계획도 관리자의 책임으로 한다.  

새로운 대책 시행을 1달 여 앞두고 각 부서도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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