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두 달 째, 30년 한복 전문가도 속수무책

 

통계청의 '2019년 인구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은 0.92명으로 2018년(0.98명)에 이어 2년 연속 1명 미만을 기록했다.  
2019년 연간 출생아 수도 30만3100명으로 30만 명을 간신히 넘었다. 출생아 수가 30만 명대로 떨어진 게 2016년인데, 불과 3년 만에 20만 명대 추락을 코앞에 두고 있다.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결혼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은 혼인을 통한 출산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결혼 감소는 출생아 수 감소로 이어진다. 지난해 결혼 건수는 23만 9210건으로 전년(25만 7622건) 대비 7.1%나 줄었다.  2011년 32만 9천 건을 정점으로 8년째 하락세다. 
결혼건수가 줄어들다 보니 관련 업계도 침체하고 있다. 결혼 관련 업종은 한복, 예단, 귀금속, 사진 촬영, 예식장, 화장품, 미용실, 여행사 등 영세업체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사회 분위기와 경기 흐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웨딩TV는 저출산 풍조에서 매출 감소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결혼 관련 소상공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결혼업계 장인 시리즈]를 진행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www.semas.or.kr)의 추천을 받아 10년 이상 활동해온 전문가들을 만나볼 예정이다.

 

“매출이 3분의 1로 떨어졌어요”

30년 넘게 종로 광장시장에서 맞춤한복만 전문으로 운영했다는 대연주단의 임충규 대표. 
손님 얼굴과 체형만 보면 어울리는 색감 디자인도 떠올릴 정도로 베테랑을 자부하는 그이지만, 최근 불어닥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요즘은 디자인을 떠올릴 손님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저출산, 전통 한복 기피 현상 등 시대적 흐름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임 대표. 웨딩TV에서 임충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연주단 임충균 대표
대연주단 임충규 대표

 

다음은 임충규 대표와 일문일답.

 

1. 자기소개부터 하자면? 
안녕하세요. 저는 광장시장 한복부에서 대연주단을 운영하고 있는 임충규 대표입니다. 저희 대연주단은 신랑신부 한복과, 혼주님들 한복을 정성스럽게 맞춰드리고 요새 트렌드에 맞게 맞춤대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 맞춤한복이 쉬운 작업은 아닐 것 같은데?
네 맞습니다. 각자 개성과 취향이 다양하다 보니 손님 한 분 한 분께 색상을 맞춰드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30년 정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오래한 덕분에 얼굴과 체형을 보게되면 그분에게 어울리는 색감 디자인이 떠오릅니다. 옷을 만들 때 원단에 주안점을 두는데, 결혼 예복이나 특별한 행사에서 입으시는 원단은 고급스러운 본견, 그러니까 실크로 많이 지어드리는 편이고, 학생들이나 결혼 하객분들이 입으시는 옷들은 실용적인 물실크 원단을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3. 주 고객층은 누구인가?
아무래도 주 고객분들은 혼주한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명절에도 많이들 입으셨지만 요새는 시대가 변해서 그런지 결혼할 때조차도 신랑 신부님들은 한복을 많이 안 하시는 편입니다. 이런 점은 장사를 떠나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4.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 넘게 지속하고 있다. 시장 내 상황은 어떤가?
염려들 많이 하실 텐데요, 시에서도 방역을 시행했고 우리 광장시장 자체 내에서도 철저히 방역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보통 결혼을 4~5월에 많이 하기 때문에 한복은 2~3월에 많이들 준비하는데, 지금 사태가 많이 심각해서 손님이 거의 없는 상태고, 작년 2월에 비하면 매출이 3분의 1 수준밖에 안 되고 있습니다.

 

5. 사태 이전과 비교하자면 어떤가?
사태 직전과 비교하자면 4월에 결혼하시기로 하신 분이 가을로 미루기도 하고, 주말에 예약도 있었지만 무기한 연 기되기도 하고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이전에 경제 위기도 여러 번 있었지만 사실 IMF 때는 피부에 와 닿는 타격이 그리 크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그때는 결혼할 때 한복을 무조건 하는 시대였기 때문에 경제가 안 좋아도 한복은 다들 하셨죠. 그리고 메르스와 사스 때에는 손님들이 덜 오시기는 했지만, 마스크를 쓰고 한복을 맞추러 오셨습니다. 지금처럼 감염 속도가 빨라 사태가 악화하지는 않았었기 때문에 꼭 한복 업계뿐만 아니라 다들 이번이 제일 힘들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6. 저출산, 비혼 등 결혼 기피 현상과 전통한복을 잘 입지 않는 시대적 흐름의 영향이 있다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결혼 자체도 많이 안 하시고, 경제도 어려워지다 보니 결혼식 비용을 줄이려는 신랑신부님들이 많습니다. 한복이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좀 떨어지다 보니 아무래도 많이들 안 하시려고 합니다. 또, 결혼식에서도 폐백을 하지 않고 한복이 입기 불편하다 보니 맞추시는 분들이 많이 감소했습니다. 반면에 입기 편하고 문양이 화려한 한복을 한 번 입고 돌려주는 대여점이 많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7. 시대적 흐름에 맞춰 온라인 쇼핑몰 운영 계획은 없는가?
저희는 맞춤 한복 전문점이다 보니 손님에 따라 한복을 다 다르게 맞춰드리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한복은 기성복 사이즈로 일정하게 나온 한복이라 저희 맞춤한복은 인터넷 판매가 어려울 것 같고, 저희는 인터넷으로 홍보만 할 계획입니다.

 

8. 예전과 다르게 변형된 형태의 한복도 나오고 있는데?
사실 전통 한복을 판매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시대에 맞춰 젊은 분들이 선호하는 약간의 개량은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경복궁이나 명동에 저렴한 가격에 대여로 입고 다니는 한복들은 한복으로 보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9. 마지막으로 한마디?
국민 여러분! 한복은 참 아름다운 우리나라 고유의 옷입니다. 아무 때나 입지 못하는 옷인 만큼 일생에 한번 뿐인 결혼식에서는 꼭 입는 옷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온 국민이 힘든 상황인데, 하루빨리 잠잠해지길 바랄 뿐입니다. 다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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