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에 성범죄 예방 대책 촉구한 오거돈 성추행 피해여성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23일 전격 사퇴했다.

피해 여성은 “이달 초 업무시간에 오거돈 시장 수행비서로부터 업무상 호출이라는 말을 듣고 서둘러 집무실에 갔다가 그곳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그것은 명백한 성추행이었고, 법적 처벌을 받는 성범죄였다”고 말했다.

성추행 직후 피해 여성은 이를 부산성폭력상담소에 신고했다.

오 시장은 23일 오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습니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추행으로 인지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경중의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해 여성은 ‘강제추행으로 인지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경중에 관계없이’ 등의 표현을 지적하며 “그것은 명백한 성추행이었고, 법적 처벌을 받는 성범죄였다”고 주장했다.

오거돈 성추행 사건은 권력형 성범죄의 전형이다.

피해 여성은 “업무시간이었고, 업무상 호출이라는 말에 서둘러 집무실로 갔다. 그곳에서 당했다”라고 밝혔다. 피해 여성에게 오 시장은 그 조직의 최고 권력자이고, 집무실이라는 업무 공간은 위계가 가장 명확하게 지켜지는 공간이다.

수행비서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강제추행 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건은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하다. 안 전 지사는 간음 및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 유죄 판결을 받고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 선고됐다.

우리 사회에는 권력형 성범죄가 너무도 빈번하다. 직장, 군대, 체육계, 학교에서도 상대의 취약성을 이용한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오 시장은 왜 피해 여성의 항의가 있은 다음에야 자신의 행동이 강제추행으로 인지될 수 있음을 깨달았을까? 본인은 자신의 성추행을 경미한 것으로 포장하려고 한 변명이겠지만, 결국 자신의 형편없는 성인지 감수성을 드러내는 꼴이 됐다.

피해 여성은 “잘못한 사람은 처벌받고, 피해자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이유 때문”에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도 오 시장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사건을 겪은 한 여성의 용기 있는 행동이 본인이 걱정하듯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부산시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 나아가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사회의 각성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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