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아 책임지고 키워보겠다는데

지난 해 9월,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는 청소년 미혼 한부모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창작뮤지컬 'HESHETAG SEASON2: Love Song Through'(이하 러브 송 쓰루)가 무대에 올랐다.

 

러브 송 쓰루에는 2~30대의 미혼모 4명이 전문 배우들과 함께 출연해서 미혼 한부모들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창작 뮤지컬 'HESHETAG SEASON2: Love Song Through' 포스터

 

청소년 한부모들은 어린 나이의 임신과 출산과 경제적 자립의 어려움, 사회의 부정적 인식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간다.

 

한 미혼모자가족 복지시설에서 생후 1달된 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A씨(22세)은 내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은 딸 걱정보다는 체면 걱정부터 했다. 앞으로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니겠느냐면서..라면서 차라리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시설이 더 마음 편하다고 했다.

 

출산을 2주 정도 앞두고 있는 B양(18세)은 얼마 전 정기검진차 병원에 갔다 오는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할머니 한분이 말세다, 말세야. 새파랗게 어린 것들이 배불러 다니면서 부끄러운 것도 모른다..고 하는 말을 듣고 속이 너무 상했다고 한다.

 

청소년 미혼모들은 예기치 않은 임신이지만, 그래도 엄마로서 책임감 있게 살아가고 싶어서 어렵게 내린 결정이 주변의 이런 시선 때문에 흔들리거나 후회되는 때가 적지 않다.

 

모든 출생은 존중돼야 한다.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하고 있는 사회에서 한부모에서 태어났건, 사실혼 관계에서 태어났건, 생명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출생을 소중하고 가치있게 바라보는 편견 없는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여성가족부의 청소년한부모 자립지원 현황에 따르면 현재 여가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청소년 한부모는 2018년 12월 기준 3천783가구다.

 

청소년 한부모는 부 또는 모가 만 24세 이하이면서 아동을 양육하는 한부모를 말하며, 중위소득 60% 이하인 한부모 가구에 대해 지원이 이뤄지는데, 아동양육비(월 35만원), 검정고시학습비(연 154만원), 고등학생 교육비(실비), 자립촉진수당(월 1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외에 지역별로 한부모 가족에 대해 가사서비스 지원, 교복비 지원, 명절 격려금 지원 등 추가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포스터 제공 =여성가족부

 

청소년한부모적금, 한부모전세자금대출 등 청소년 한부모가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도 여럿 있지만, 생계비도 빠듯한 청소년 한부모들에게 미래를 생각하고 준비할 여유가 있을 리 없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공약사항 중 10대 보육과제에는 다양한 가족의 안정적인 삶 지원 및 사회적 차별 해소-한부모 양육비 인상부분에는 청소년 한부모를 대상으로 자립 지원 패키지를 도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서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혼자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청소년 한부모는 어찌 보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열악한 상황에 있는 약자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차별없는 시선과 현실적인 정책 실행이야말로 포용사회가 갖춰야 할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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