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매매가 성행하지만, 재원 부족 등으로 정부는 속수무책

사회복지사 가장해 임산부에게 접근하는 아기매매상들

나이지리아에서는 10대 소녀들을 납치해 성폭행한 후 출산하면 아기를 팔아버리는 ‘신생아공장’이 오랫동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인신매매범들이 사회복지사 행세를 하며 지원이 필요한 임산부들에게 접근해 아기를 빼앗는 일이 횡행하고 있다.

17세의 에베레양은 임신 2개월임을 알았을 때 낙태를 하려 했지만,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의사의 경고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기의 아빠는 책임지려 하지 않았고, 엄격한 아버지가 무서웠던 그녀는 병원 간호사로부터 한 사회복지사를 소개받아 연락했다.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에베레양은 “전화를 걸어 사정을 얘기한 후 시내의 한 레스토랑에서 그 남자를 만났다. 그는 애기를 낳을 때까지 보살펴 줄테니 자기 집에 가자고 했는데, 아기를 팔아야 한다는 조건이었다”라고 말했다.

다른 선택이 없었던 그녀는 그 남자의 제안을 수락했다. 에베레양의 출산 후 그 남자는 아기를 한 부부에게 팔았고, 그녀에게 70,000 나이라(naira, 한화로 약 21만원)을 주었다. 그리고 에베레양은 가족에게 돌아왔다. 가족에게는 인신매매자들에게 납치되어 먼 곳에서 노예처럼 일했다고 얘기했다.

국립 인신매매 금지청(Naptip, National Agency for the Prohibition of Trafficking in Persons)에 의하면 에베레양은 아기 매매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사건에 휘말린 나이지리아 남동부 지역의 많은 소녀들 중의 한명이다.

이런 사건에 휘말린 소녀들은 ‘사회적 엄마들(social mothers)’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 갈 데 없고 낙태나 출산 전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빈곤한 젊은 여성들이 피해자들이다.

Naptip에 의하면 이들은 부부나 중개상에게 아기를 파는 일을 한다. 여자 아이는 1,500달러(한화로 약 184만원), 남자아이는 2,000달러(한화로 약 246만원)에 거래된다.

Naptip 남동지부의 콤포트 아그보코(Comfort Agboko) 지부장은 “많은 소녀들이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임신하게 된다. 그 소녀들은 가족들에게 임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출산 때까지 자신들을 숨겨주는 아기매매 상인들을 만나게 된다. 상인들이 출산한 아기를 팔고, 소녀들에게는 5만 나이라(한화로 약 15만원) 정도만 준다”라고 말했다.

5명의 중간 상인 거치는 아기들도 있어

나이지리아에서 아기매매는 드문 일이 아니다. 매일 적어도 10명의 아기들이 거래된다고 한다.

치안부대는 매년 여러 명의 아기들을 인신매매자들로부터 구해내는데, 이들 인신매매자들은 주로 나이지리아 남부에서 활동한다. Naptip에 의하면 나이지리아 남부에서 ‘사회적 엄마들’이 연루된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아그보코 지부장은 “아기매매상들은 아기매매를 다른 상품매매와 다를 바 없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5명의 중간상인을 거치는 아기도 있다”라고 말한다.

정부 당국은 재원부족, 그리고 경찰과 Naptip 간의 협조 부족으로 인신매매 문제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사건들이 법정에 가더라도 느린 사법시스템으로 인해 소송기간이 몇 년이나 걸려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이러는 동안 인신매매범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임산부들을 만나는 등 아기매매를 계속하고 있다. 

인신매매 피해자들과 싱글맘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인 ‘케이프레콘 발전 및 평화기획’(Caprecon Development And Peace Initiative)의 아방 로버트(Abang Robert) 홍보 담당관은  “우리가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12명의 싱글맘 중 6명이 아기매매상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매매상들이 너무 낮은 가격을 제안해 매매가 실현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에베레양처럼 인신매매범들을 통해 아기를 거래한 경우 이를 되돌릴 수는 없다. 에베레양은 “내가 결혼하지 않은 채로 임신한 사실을 아빠가 알았다면 나를 죽였을 것이다. 아기를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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