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대리모 위기상황 발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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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데려가야 하는 부모들이 입국할 수 없는 상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조치로 국경이 폐쇄되거나 여행 금지령 등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발이 묶여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대리모들이 츨산 후 아기를 친부모에게 돌려보낼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시에라 마틴(Sierra Martin)씨는 중국의 동성커플을 대신해서 남자 아기의 대리모를 하고 있었다. 출산예정일인 227일 일주일 전 그녀는 아기 부모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행금지령 때문에 아기를 데리러 미국에 들어올 수가 없으니 입국금지가 풀릴 때까지 아기를 돌봐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대리모를 처음 하는 마틴씨는 어찌 할 바를 몰라 답장하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나는 아이를 돌볼 준비가 안 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아기 부모에게 그렇게 하자는 답장을 보냈다.

그녀는 223일에 출산을 했고, 이름이 스티븐(Steven)인 아기를 돌보고 있다. 그녀에게는 3살과 5살인 자신의 아이들도 있다.

마틴씨와 아기 스티븐의 경우는 미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리모 위기상황의 한 예이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코네티컷, 조지아 등 일부 주에서 상업적 대리모가 합법이다. 그래서 이런 지역은 대리모 출산을 하려는 부모들로 북적거린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미국은 국경을 폐쇄, 거의 모든 외국인들이 미국에 입국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여권업무가 중단돼 아기 부모들은 입국을 해도 아기를 데리고 나가기 위한 서류작업을 할 수가 없다.

결국 아기들은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태어난다(출입국 관리국은 대리모가 출산을 한 이후에만 부모의 입국을 허락한다). 프랑스의 한 엄마는 아기의 출산을 보기 위해 입국했는데, 출입국관리국에서 입국을 거절당한 일도 있었다.

대리모와 대리모 대행인들은 아이들을 보살피느라 정신이 없다. 캘리포니아 대리모 변호사인 리치 가이저(Rich Geisler)씨는 대리모가 아기를 돌보는 일은 전례가 없었다. 우리는 대리모와 아기간의 유대감이 생길 가능성을 피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대리모가 아기를 보살피면서 감정적 유대감이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신 아기를 보살피는 대리모 대행인도 있다. 탐파베이(Tampa Bay)에 사는 대리모담당 사회복지사인 케이티 파우스트(Katie Faust, 26)씨는 3살 된 여아를 보살피고 있는데, “나는 이런 일이 생기리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라고 말한다.


입국 허락, 신속한 서류 절차 시급해

아기의 부모들도 아기를 만날 때까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해에 사는 항공사 직원인 존(John, 가명, 41)씨는 아기의 출산과 관계된 모든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라고 말한다. 존과 그의 동성파트너인 윌(Will, 가명, 39)의 아기는 224일에 태어났지만, 여행금지령으로 미국에 입국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윌의 부모가 포틀랜드(Portland)에 살고 있어서 아기를 돌보고 있다.

만나지도 못한 아기를 위해 (부모들이) 지구 반대편에서 보살핌 방법을 마련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국경봉쇄는 아기와 함께 보내는 소중한 시간을 놓쳐버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틴씨는 스티븐의 부모에게 사진과 비디오를 보내지만, 부모와 함께 있는 것과 같지는 않다.

설령 부모가 아기를 데리러 미국에 입국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대리모 출산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여권발급 사무가 개시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현재는 생사가 걸린 응급상황에만 서류를 발급하는데, 대리모 출산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다림 자체가 비용이 든다.

뉴저지의 임신관련 변호사인 멜리사 브리스만(Melissa Brisman씨는 기다리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자격증 있는 간호사가 아이를 돌보는 데는 일주일에 2,000달러(한화로 약 247만원)가 소요된다라고 설명했다.

니르 시크(Nir Tcik, 47)씨와 그의 동성남편 아비(Avi, 46)씨는 이스라엘 출신인데, 이스라엘에서는 동성 대리모가 불법이다.

이들의 딸 노가(Noga)가 지난 42일에 태어났다. 이후 이들 4인 가족(대리모 출산으로 태어난 시크씨의 4살 된 아들 포함)은 뉴저지의 호텔방에 갇혀버렸다. 새로 태어난 노가에게 출생증명서가 발급되기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시크씨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날마다 가진 돈이 없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출생증명서가 발급되더라도 미국 여권 대신에 이스라엘 대사관이 노가에게 긴급여행문서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그들은 또 기다려야 한다.

이들은 아기 노가가 아플까봐 걱정된다. 노가는 공식 서류작업이 안된 상태라서 보험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노가를 밖에 데리고 나가지 못한다.

브리스만 변호사는 미국의 출입국 관리국이 부모들이 아기들을 데리러 올 수 있도록 허락함과 동시에 이들이 미국을 빨리 떠날 수 있도록 신속한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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