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결혼적령기는 남자 38세·여자 34세.
100세 시대가 우리 사회 기존의 모든 기준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발상을 전환하고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달라진 시각으로 세상을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결혼에서는 ‘적령기’가 핵심일 수 있다. 결혼연령이 계속 높아지면서 결혼적령기라는 것은 이미 의미가 없어졌다.
60세 환갑이 중요했던 시절이 있다. 1980년대에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65.8세였다. 그때는 환갑잔치를 거하게 하는 게 인생의 목표 중 하나였다. 지금 환갑잔치를 한다고 하면 욕을 많이 먹을 것이다.
초고령화 100세 시대에 옛날 60세가 지금 80세 정도라고 생각하면 맞을 것 같다. 이런 개념으로 결혼적령기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60세 환갑이 중요했던 시절 결혼적령기는 남자 26~28세, 여성 23세~25세였다. 요즘 결혼적령기는 남성 38세 전후, 여성 34세 정도로 정리하면 오늘날 결혼과 관련한 사회 현상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통계상 지난 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3.72세, 여자 31.26세라고 하는데, 결혼비용을 감당하거나 사회에서 자리 잡는 시기를 고려하면 남녀 각각 38, 34세 정도에 결혼하는 것이 무난하다고 본다.
36세인 남성 A씨는 결혼이 아직 먼나라 일 같다고 했다.
“부모님은 취직을 하자마자 결혼 얘기를 꺼내시는데, 산 너머 산이라고 취업 문제가 해결되니까 이제 결혼 문젠가 싶더라고요. 결혼비용은 어떡하고요? 작은 아파트 전세라고 얻으려면 뼈 빠지게 일해야 하는데….”
직장 생활 10년째라는 34세의 여성 B씨는 이왕 늦어진 결혼이니 서둘지 않겠다고 했다.
“결혼비용은 제가 모아둔 돈을 합쳐서 준비하면 별 문제 없을 것 같아요. 근데, 솔직히 저는 34세에 결혼하나 36세에 결혼하나 결혼이 늦어진 건 마찬가지니까 언제까지 결혼한다,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해요.”
남자 38세, 여자 34세 정도 되면 일정 수준 경제력이 생기고, 일에 익숙해지면서 마음의 여유와 안정도 갖게 된다. 자연스럽게 결혼 생각이 드는 때가 되는 것이다. 나이가 있으니 불 같이 뜨거운 연애보다는 안정감 있는 남녀관계를 선호하게 된다. 이것은 감정이 메말라서라기보다는 늦은 결혼에 대한 보상심리라는 이유가 더 크다.
최대한 준비하고, 충분히 생각해서 하는 결혼은 대부분 잘 산다. 남자 38세, 여자 34세가 신체적으로는 팔팔한 청춘은 아니지만, 정서적인 면에서는 결혼적령기다.
세간의 시선으로 “결혼이 늦었다” “결혼은 다음 생에”라고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상황에 맞춰, 마음이 움직이면 그때 결혼을 생각해도 늦지 않다. 이 시간, 결혼이 늦었다고 생각하는 남녀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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