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고 있는 지역감염, 결혼식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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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화순의 한 고등학교와 나주의 한 특수학교 교사 62명과 교육청 직원 1명이 지난 달 27일과 28일에 치러진 동료 교사 결혼식에 참석했다. 문제는 그 예식장에 광주 48번 확진자가 다녀갔고, 그래서 동선이 5분 가량 겹친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 교직원 63명은 검체검사 후 잠복기를 고려해 자가격리됐다. 이로 인해 2일 수업은 4교시까지 진행하고, 학생들을 조기 하교시켰고, 3일은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등 수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 62828일 발표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별 기준에 따르면 현재 방역 당국이 전국에 적용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는 1단계로 일상적인 사회·경제활동이 가능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는 하루 확진 50명 미만(지역사회 확진 중심) 깜깜이 감염’(감염경로 불명) 비중 5% 미만방역망 내 관리 비율 80% 이상 관리 중인 집단 발생 감소 등 4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 2단계가 되는데, 이때는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모이는 모든 사적·공적 목적의 집합, 모임, 행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내려진다. 결혼식, 동창회 등 사적 모임도 포함된다.

최근 며칠 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난 광주는 지자체 차원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가 2일부터 전격 시행돼 모임과 행사가 금지된 상황이다.

지역 사회에서 일일 확진자 100~200명 이상이거나 일일 확진자가 2배로 증가하는 경우가 1주일 이내에 2회 이상 발생하는 3단계가 되면 1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 모임, 행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내려진다. 공공시설은 물론, 민간시설도 예식장과 종교시설 같은 고·중위험시설은 운영을 중단한다. , 장례식은 가족 참석에 한해 허용된다.

방역당국은 현재는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올해 결혼을 앞둔 많은 예비 부부들이 다시 결혼식을 미뤄야 하는 상황이 올까봐 불안해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던 올 봄에 결혼식을 하려고 했다가 미룬 사람들도 많다.

결혼식장은 수백명의 하객들이 모이고, 많은 대화가 이뤄지고, 식사를 함께 하기 때문에 위험시설로 분류돼 집합 제한 조치 대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꼼짝없이 식을 취소하거나 하객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 거리두기 2단계의 경우, 방역수칙만 잘 지키면 실내에서 50명 미만의 모임과 행사는 개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적 결혼문화 특성상 결혼은 집안의 큰 행사로 하객수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객수를 줄인 스몰웨딩은 사실상 어렵다.

9월 중순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의 국민청원(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9월 중순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의 국민청원(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또한 이미 예식장 예약을 잡아놓은 상황에서 하객수를 줄이려면 예식장과의 분쟁은 불가피하다. 대부분의 예식장은 보증인원이 최소 150명은 되기 때문에 하객수를 줄인다고 해도 예약인원 만큼의 식대를 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20일부터 629일까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계약 해지 및 위약금 관련 소비자 상담 중 예식서비스에 대한 것이 3179건에 이른다. 헬스장과 해외여행, 항공여객운송서비스, 외식업계에 이어 5위다.

지난 6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월 중순 결혼식을 9월 중순으로 미룬 한 예비신부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예식을 앞두고 2주 전이든 10일 전이든...2단계나 3단계가 내려져 버리면 예식을 앞둔 신랑신부는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요?”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됐던 영국은 4일부터 30인 이하의 야외 결혼식이 허용되는데, 보건당국은 결혼식 진행 관련 규칙을 만들었다.

아버지와 같이 살지 않았던 딸은 입장시 아버지의 팔짱을 낄 수 없고, 결혼반지 교환 전에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비말(침방울) 감염 예방을 위해 축가는 한 사람만, 그것도 유리 뒤에서 부를 수 있고, 사전 녹음된 반주로 해야 한다. 또한 결혼식 후 피로연은 서로 다른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모인 경우 6인 이하 파티만 허용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서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만들어지고 있다. 결혼식의 경우, 하객수를 최소화하거나 식사 대접 대신 답례품을 주는 등이다. 예비 신랑신부, 그리고 가족들 입장에서는 피해와 불편이 있지만, 사회 변화 속에 새로운 질서를 찾으면서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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