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임금격차 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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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스포츠카 제조사인 페라리(Ferrari)가 회사 내 동일한 자격 및 직위를 가진 직원에게 성별과 관련 없이 동일한 임금을 제공하는 기업에게 수여되는 '동등임금인증(Equal Salary Certificate)'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이 인증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동등임금인증 재단에서 수여하며,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PwC(PricewaterhouseCoopers)8개월간 포괄적인 연구를 수행해 '동등임금인증' 기업을 선정한다. 페라리는 동등임금인증을 받은 첫 번째 이탈리아 기업이 됐다.

'동등임금인증'은 또한 여성들이 기업 내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페라리는 특히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기업 내 여성 직원의 비율이 전체 인력 4285명의 11.5%에서 14%로 증가했으며(20191231일 측정), 업무 및 직책의 책임 비중도 점차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원칙을 1989년 개정한 남녀고용평등법에 명문화했다(8조 제1항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하지만 법은 현실을 바꾸지 못했다.

OECD 통계를 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남녀임금 격차는 34.6%로 가입국 중 가장 높았다. 한국 남성이 100만원을 벌 때 여성은 겨우 654000원을 벌었다는 것이다.

PwCOECD 2015년 조사에서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37.2%OECD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이 남녀 임금 격차를 해소하려면 (현 상황을 고려할 때) 10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같은 회사에 같은 해에 입사해 같은 부서에서 같은 일을 하는 남녀 입사 동기의 임금격차는 어느 정도일까?

고용노동부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노동자 230만 명의 자료를 분석한 사업체 특성별 임금현황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직업별로 성별, 사업체 규모, 경력, 학력 등에 따른 임금수준 차이를 알 수 있다.

조사 결과, 공공 및 기업고위직, 행정 및 경영지원관리직, 전문서비스관리직 순으로 연봉이 높았는데, 이들 직종에서 남녀 연봉차는 중위값 기준으로 각각 4621만원, 2831만원, 3958만원으로 남성의 연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연봉 직종 뿐 아니라 연봉이 낮은 직종도 남성 노동자가 급여를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중위값 기준으로 남녀 연봉차는 배달원은 348만원, 조리 및 음식서비스직은 537만원, 청소 및 환경미화원은 401만원으로 남성의 연봉이 더 높았다.

고용노동부는 앞으로 매년 하반기에 사업체 특성별 임금분포현황을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특정 기업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가능하다. 임금정보가 기업의 경영상 비밀로 인식되기 때문에 특정 기업의 현황을 콕 집어서 알 수는 없고, 대략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정도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해 1222개 투자·출연기관의 성별에 따른 직급·직종·근속연수별 임금 격차 정보를 공시했다. 남녀 임금격차는 46.42%-31.57% 사이에 분포했다.

성별·고용 형태별 임금과 근로시간 등을 공개하는 성평등임금공시는 서울시가 국내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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