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얼마 전 지인과 나눈 대화가 며칠째 계속 머리에 맴돈다.

그에게는 30대 초반의 아들이 있는데, 지난 몇 년 동안 사귀는 여성을 부모에게 네 차례나 인사시켰다고 한다. 첫 번째는 8세 연상의 외국 여성이었는데, 동거하다가 헤어졌다. 두 번째는 두 살 어린 여성으로 역시 동거를 했다. 3, 4번째로 사귄 여성들과도 동거를 했다고 한다.

지인은 아들이 많은 여성들을 만난 과정을 얘기하면서 푸념처럼 “결혼은 신도 모르는 방정식”이라고 했다. 그 말이 가슴 속 깊이 와 닿았다. 그렇게나 연애를 많이 하고, 곧 결혼할 것처럼 하던 아들에게 결혼은 연애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남녀 간의 만남은 신도 모르는 영역이라고들 한다. 내가 중매한 부부들을 10년, 20년 뒤에 만나보면 젊을 때는 잘 맞을 것 같고 행복할 듯 싶던 사람들이 머리가 희끗해져서 서로 반목하는 모습도 보게 되고, 반대로 서로 안 맞을 것 같은 부부가 금실 좋게 사는 모습도 본다.

또 퀸카, 킹카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아서 금방 결혼할 것 같던 남녀가 10년이 지나도 짝이 없어 의아한 경우도 있었고, 결혼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몇 개월 만에 결혼하는 일도 있었다.

a와 b가 서로 좋아하면 맺어지기가 쉬운데, a는 b를 좋아하고, b는 c를 좋아하고, c는 a를 좋아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천인천색(千人千色), 만인만색(萬人萬色)이라고 할 정도로 각양각색 사연이 있어 통계화, 공식화하기 어렵다. 예측 불허의 영역이 바로 남녀의 만남이다.

그래서 남녀를 소개하는 커플매니저 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객관적으로 상대를 보는 것’이다. 결혼 문제에서 판단하고 선택하는 데는 옳다, 그르다가 없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살아온 관점으로 상대를 평가한다. 그래서 b는 a를 좋아하지 않지만, c는 a를 좋아하는,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세상의 부부들은 신도 모르는 결혼의 방정식을 풀고 있는 셈이다.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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