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에는 보통 1천만원대! 지금은 2억이 넘는다는데...

 S#1 1970-80년대

 

“81년 결혼해서 정릉에다 신혼집을 얻었는데,

2, 부엌 있는 집 전세가 300만원이었어요.”

 

여자쪽은 제일 큰 돈 드는 항목이 예단이었죠.

좀 구색을 맞춘다고 하면 500만원 정도..”


“80년대 중반에 결혼했는데,

예단이랑 혼수 하는데, 1500만원 들었어요.

당시만 해도 엄청 큰 액수였죠.”


남대문 시장에 자녀 혼수품 장만하러 온 어머니 몇몇이 나눈 대화이다.


어머니 세대가 결혼했던 80년대만 해도

결혼비용이 보통 1천만원대였다.

그것도 남녀가 부담하는 비용을 합해서.


당시는 아파트가 대중화되지 않았던 때라

대부분의 신혼부부는 방 1-2, 부엌과 화장실이 딸린

주택에 살았다.


전세가가 300-500만원대,

그것도 분가를 했을 경우이고,

부모님과 같이 산다면 그 비용도 들지 않았다.


그렇게 차근차근 돈을 모아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분가를 했고,

그렇게 되면 가정경제가 비교적 내실이 있었다.


여자쪽은 예단이나 혼수가 관건인데,

형편이 어려우면 좀 과장을 보태서

숟가락, 냄비 하나 들고 가서 신혼을 시작하기도 했다.

 

S#2 2020년 현재

자식 하나 결혼시키면 집안 기둥 뿌리가 뽑힌다.”


혼사를 한번이라도 치러본 부모들이라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2000년대 전후로

7000만원대(선우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 조사)였던 결혼비용이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가 급기야 2억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전셋값 폭등이 주범이다.

하지만 전셋값 타령만 할 것도 아니다.


한국 소비자원 발표를 보면

신혼집 마련을 제외한 평균 결혼비용이 1인당 4천만원이 넘는단다.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 결혼은 시켜야겠고, 돈은 없고,

할 수 없이 남편 퇴직을 조금 앞당겼어요.

퇴직금 일부를 갖다가 썼죠라며 노후대책을 포기하기도 한다.


자식은 자식대로

전세비용도 부족하고, 결혼식도 줄이고 줄인다고 했는데도

어쩔 수 없이 드는 돈이 꽤 많더라고요. 직장대출을 받았어요.”

결혼 때문에 빚을 지기도 한다.


빚이 많아서 웨딩푸어가 되는 커플도 있을 정도.


중국은 결혼비용이 30년 사이에 1천배가 늘었다는데,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결혼당사자는 물론 부모님 허리까지 휘게 할 정도니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아이러니한 것은

30년 전에는 주택이 그렇게 많지 않았음에도

결혼해서 합가를 하건, 분가를 하건 형편껏 잘 살았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일반 가구 당 주택수의 비율인

주택보급율이 104.2%(2018년 기준),

즉 가구수에 비해 집이 남아돈다는데

집 때문에 결혼할 엄두를 못내거나 빚을 지거나

부모님 등골 브레이커신세가 된다는 것이다.


그 남는 집들은 다 누가 차지했는지, 집 문제만 해결되면

삼포세대, 오포세대도 줄어들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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