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엠마 왓슨 등이 주도하는 ‘런던을 여성의 도시로!’캠페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철을 꼽으라면 단연 런던지하철이다. 1863년 1월 10일에 영국 런던에서 운행을 시작해 올해로 개통 157주년을 맞았다. 그 유명한 런던의 탐정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소설이 1887년에 처음 발표됐으니 아마 소설 속에서 셜록이나 그의 친구 왓슨이 런던지하철을 탔다는 대목이 나왔을 법도 하다.
이렇게 유서깊은 런던 지하철역명에 여성의 이름이 붙게 될 수도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와 가디언은 영화배우 엠마 왓슨(Emma Watson)과 작가 레니 에도-로지(Reni Eddo-Lodge)의 주도로 ‘여성 영웅들’에 대한 존경을 담아 런던 지하철역명에 여성의 이름을 붙이는 작업이 이뤄진다고 20일 보도했다.
2016년 미국에서는 작가 레베카 솔닛(Rebecca Solnit)씨와 조슈아 옐리 샤피로(Joshua Jelly-Schapiro)씨가 ‘논스톱 메트로폴리스: 뉴욕시티 아틀라스’에서 이와 동일한 작업을 한 뉴욕지하철 노선도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지도는 뉴욕시의 지하철역명에 여성과 논바이너리(non-binary people: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제3의 성을 선택한 사람들), 그리고 여성그룹의 이름을 붙였는데, 이후에 ‘아이콘(iconic)’포스터로 제작되기도 했다.
솔닛씨와 옐리-샤피로씨는 “역사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꿔줄 지도를 만들기 위해”배우이자 여성운동가인 엠마 왓슨씨와 「백인들에게 인종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는 이유(Why I’m No Longer Talking to White People About Race)」의 저자인 에도-로지씨, 그리고 역사학자, 사서, 작가들과 함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은 ‘위민 오브 더 월드’(WOW, Women of the World) 재단의 트위터에 런던지하철역에서 찍은 왓슨씨의 사진과 함께 공개됐다. 이 트윗에는 이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는 구글 문서(Google Doc)의 링크를 소개했다.
구글 문서에는 “레베카 솔닛씨와 조슈아 옐리-샤피로씨가 뉴욕시의 지하철역명에 여성과 논바이너리, 여성그룹의 이름을 붙여 또 하나의 뉴욕지하철 지도를 만들었다. 이 지도를 계기로 공공장소와 역사, 성(性)과 여성운동, 기억 등에 대한 많은 논의가 촉발됐다”고 적혀있다.
이 문서는 또한 흑인 영국여성과 여성예술가, 그리고 문화운동가들의 이름을 붙인 ‘당신의 여행에 늦어서 미안합니다(We Apologise for the Delay to your Journey)’ 지도를 포함해 런던지하철 지도에 대한 앞선 작업들에 존경을 표했다.
이어서 이 문서는 런던이라는 도시를 만들었고, 지금도 만들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만드는 아이콘화된 지하철 노선도에 포함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중요한 여성들과 논바이너리들의 이름을 제시해줄 것을 일반인들에게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