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에는 호텔 커피숍, 지금은 사이버공간에서~

S#1 1980년대

그 시절에는 주말 호텔 커피숍이 대부분 맞선 보는 남녀들로 만석이었다.

 

(1주일 전)

결혼상담소 직원이 남녀 회원을 각각 만나서 맞선상대를 설명하는 중이다.

 

(직원) 괜찮은 여성이 있어서 소개해드리려고요.

(남성) 어떤 분인데요?

(직원) 나이는...,키는... 종교는... 직업... 재산은... 가정환경은 부모님이...

(남성) 인상은 어떤가요?

(직원) 제가 보기엔 차분하고 여성다워요.

 

(직원) 회원님과 잘 어울릴만한 남성분이 계세요.

나이는 회원님보다 3살 많고요. 키는... 약간 마른 체형인데,

전체적으로 보면 날렵한 느낌이에요.

종교는... 직업은... 아버님이 공무원을 하셨고요.

두루 원만하고, 뭐 하나 쳐지는 게 없는 남성이에요.

어떠세요? 만나실 의향이 있으세요?

(여성) 저는 괜찮은데요. 부모님과 상의해볼께요.

 

맞선 다음날, 결혼상담소 직원은 남녀 회원과 각각 전화통화 중이다.

두 사람 모두 어제 만난 맞선 상대에 대해 불평하고 있다.

(남성) 키가 165cm라고 들었는데, 만나보니까 160cm밖에 안되더라고요.

전 여자 피부가 밝고 뽀얀 게 좋은데, 자세히 보니 여드름 자국이 얼마나 많던지요.

더 만나지는 않겠습니다.

 

(여성) 담배를 피는지 이가 누래서 지저분한 인상이었어요.

약속에 10분이나 늦게 나오고, 매너도 안좋고요.

무뚝뚝해서 겨우 말 몇마디 하고는 가만히 있기만 해요.

이 만남은 없던 걸로 해주세요.

 

1980년대는 이렇게 중매인을 통해 상대방의 정보를 제공받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설명이 이뤄진다. 하지만 인상이나 느낌 등은 주관적인 부분이라서 중매인의 판단과 당사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그래서 직접 만남 후 실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S#2 2020년 현재

커플매니저가 남녀 회원에게 각각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회원님. 남성분(여성분) 추천드립니다.

이메일로 사진과 프로필 전송했습니다.

제 판단 믿으시고, 한번 만나보세요.

 

남녀 양쪽에서 만나보겠다는 의사가 접수되고, 이어서 서로의 연락처가 공개된다. 남녀는 이제 커플매니저를 거치지 않고, 직접 연락을 주고 받는다. 만나기 전에 OO, 그램, OO북 등을 통해 상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한다.

 

또 메신저를 통해 연락하면서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만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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