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범준
사진-서범준

 

내가 사는 동네에 30여년 동안 문이 닫혀있는 집이 한채 있다. 북촌에 처음 이사를 왔을 때 그 집은 소아과 병원이었는데, 3~4개월 지나 문을 닫았고, 그때부터 쭉 비어있었다.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그 집 앞을 지나다가 담쟁이에 덮힌 퇴락한 출입문을 보며 한때 꿈을 품었고, 세상을 쥐고 흔들 배포와 자신감이 넘쳤지만, 지금은 삶에 쫓기며 꿈을 향한 문을 열기를 포기한 우리들의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토미 라소다 감독이 선수 시절 깊은 슬럼프에 빠져 은퇴를 고민할 때 그의 아버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좋은 집과 차, 예쁘고 착한 아내와 귀여운 아이들이 있으면서 왜 그렇게 침울해 하니? 필요하면 내 웃음이라도 빌려 가렴..”

아버지의 그 말에 용기를 얻은 라소다 감독은 슬럼프를 이겨내고 LA 다저스 감독으로 화려한 야구 인생을 마무리 했다.

지금 자신 앞에 꽁꽁 닫힌 문이 있다면, 그 문을 활짝 열어 보는 건 어떨까? 그 문은 꿈일 수도 있고, 풀지 못한 과제일 수도 있고, 마음 속 깊이 숨겨둔 용기와 양심일 수도 있다.

<나니아 연대기>에서 먼 친척 집에 맡겨진 가련한 네 남매는 골방에 있던 옷장을 발견하고, 그 문을 열었다. 그들 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문을 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나도 나의 문을 열려고 한다. 그 문을 열면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하다. 설렌다.

Never..Never..Give up!!!

 

*서범준 작가는 여행 사진작가 겸 크리에이터, 선우 여행팀 팀장으로 있다. 20여 년을 여행사에서 일하며 수많은 도시를 돌아다녔다. 사람, 자연, 도심의 빌딩숲, 미로 같은 골목길, 간판 덜그럭거리는 노포..혼자 눈에 담고, 마음에 두기 아까운 것들을 공유하며 바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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