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아동혼 전통 속 총선과 맞물려 어린 소녀들의 운명 위험해져

문신을 한 소말리아 소녀의 손(출처-더 가디언)

유엔인구기금(UNFPA)은 지난 6월 말 발간한 인구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미성년 여성 5명 중 1명은 15세 이전에 결혼한다고 보고했다. 이는 하루에 미성년 여성 33000명이 조혼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혼하는 미성년 여성의 대부분은 아프가니스탄, 예멘, 인도와 소말리아에 있다. 소말리아 정부는 2014년에 2020년까지 아동혼을 종식시키겠다는 선언문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 가디언이 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말리아 의회는 사춘기(실질적으로 10)가 된 아동은 결혼할 수 있다는 법안을 상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성폭력 범죄 관련 법안인 이 법안은 부모의 동의하에 아동혼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엔은 이 법안을 심각하게 잘못된법안이라고 평가했다.

국회의원들은 이 법안이 2018년에 만장일치로 채택됐음에도 시행되지는 않은 성폭력법안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맹렬하게 비난했다. 당시 법안은 아동혼을 방지하고 성범죄를 광범위하게 효과적으로 불법화하려고 제안됐다.

작년에 하원의장은 2013년부터 개발된 이 법안을 수정을 요구하며 내각에 돌려보냈다. 이후 이 법안이 성폭력관련 범죄 법안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왔다.

사라 오마 말린(Sahra Omar Ma’alin) 의회 인권위원회 위원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아이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우리는 부의장에게 우리가 몇 년에 걸쳐 다듬은 원래 법안을 다시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그 법안은 여성의 존엄과 보호를 제공하는 포괄적인 법안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현재 소말리아의 불안정한 정국과 다가온 총선으로 인해 말린 의원과 시민단체가 인권에 관한 압력행사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소말리아는 하산 알리 카이레(Hassan Ali Khaire) 총리가 지난 7월의 불신임 투표로 인해 물러나고 과도정부가 들어선 상태다.

말린 위원은 의회의 임기가 몇 달 안 남아 시간이 촉박하다. 아이들의 운명이 정치화됐다.새로운 법안을 선거유세에 활용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그들은 총리를 내쫓은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최신 통계에 의하면 소말리아 소녀의 34%18세 이전에 결혼하고, 그 중 16%15세 이전에 결혼한다. 어린 소녀들이 결혼하는 이유는 다양한데, 지참금이라는 경제적 혜택도 그 중 하나다. 또한 팬데믹 기간에 아동혼이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소말리아에서 조혼은 문화적 뿌리가 깊다. 소말리아에는 소녀는 무덤에 갈 때까지 결혼하고 있어야 한다는 속담도 있다.

소말리아 헌법은 조혼을 금지하고 있고, 정부도 조혼문제 해결을 약속한 국제조약에도 서명했지만, 18세 미만의 조혼이 불법은 아니다.

소말리아는 2015년에 아동권리에 관한 협약을 비준해 유엔으로부터 650만 아동을 위한 중요한 성과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유니세프 소말리아 지부의 브렌단 로스(Brendan Ross)씨는 “2015년의 일이 소말리아에게는 분수령이었는데, 현재의 일은 충격적이라면서 유니세프는 소말리아가 그 협약을 국내에 반영하는데 지원을 해 왔다. 그런데 사춘기가 된 소녀들의 결혼을 허가하는 법안을 2020년에 보다니 충격적이다. 우리는 분명이 이 법안에 반대하며, 그것은 유엔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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