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범준
사진-서범준

 

광화문 교보문고 입구에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문구와 함께 한 남자가 벤치에 앉아있는 조형물이 있다. 벤치에 편안히 앉아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이 남자는 <표본실의 청개구리>라는 소설로 유명한 횡보 염상섭 선생을 모델로 했다.

꽃샘 추위가 한창이던 지난 3월초 그 앞을 지나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횡보 선생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약간 카메라를 사선으로 틀어 찍었다. 그랬더니 사진 오른쪽에서 출발하면 길 끝에서 횡보 선생과 만나는 느낌의 사진을 담게 됐다. 마치 인생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인생길에서 많은 만남을 갖는다. 그 중 서로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만남은 얼마나 될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면 그래도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미가 있는 만남이어야 하지 않을까?

3가지 장애를 갖고 태어난 헬렌 켈러가 설리반 선생님을 만나 장애를 이기고 위대한 성취를 이뤘던 것처럼 말이다.

길 어디에서건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미가 되는 만남이 많았으면 좋겠다. 서로 마음을 나누고 함께 격려하며 인생길을 걸어가다 보면 힘겨운 삶의 무게도 조금은 가볍게 느껴지지 않을까?

 

서범준 작가는 여행 사진작가 겸 크리에이터, 선우 여행팀 팀장으로 있다. 20여 년을 여행사에서 일하며 수많은 도시를 돌아다녔다. 사람, 자연, 도심의 빌딩숲, 미로 같은 골목길, 간판 덜그럭거리는 노포..혼자 눈에 담고, 마음에 두기 아까운 것들을 공유하며 바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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