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많은 여성들이 임신 고민하는...“이유 있다!”
[호주]많은 여성들이 임신 고민하는...“이유 있다!”
  • 서정환 기자
  • 승인 2020.10.2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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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후변화 그리고 예산 부족 등으로 엄마 비용 너무 높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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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 호주의 조쉬 프라이덴버그(Josh Frydenberg) 재무부 장관은 나는 피터 코스텔로(Peter Costello, 호주의 전 부종리 겸 재무장관)처럼 말하지 않겠다. 다만,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보다 희망적으로 느껴는 것이 좋겠다. 더 많은 아이들이 생기면 이민과 함께, 우리는 인구성장을 이룰 수 있고, 그것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면서 호주 여성들에게 더 많이 출산하라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2000년대 초반, 호주의 저출산 문제가 이슈화됐고, 출산을 독려하기 위해 2004년 신생아 한명당 3천 호주달러(당시 환율로 약 240만원)라는 파격적인 출산수당, 일명 베이비 보너스가 지급되면서 호주에 때 아닌 베이비붐이 일었다.

당시 호주의 피터 코스텔로 재무장관의 한명은 아빠를 위해, 또 한명은 엄마를 위해, 그리고 한 명은 국가를 위해, 셋을 낳아 달라(One for mom, one for dad, one for the country)”라는 호소는 이후 호주의 자녀 셋 낳기 권장 캐치 프레이즈가 됐다.

영국 가디언은 호주 정부의 출산장려에 대해 출산이 엄마와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좋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드니(Sydney) 외곽 산사우시(Sans Souci)의 지역보건의인 지니 맨스버그(Ginni Mansberg) 박사는 임신을 위해 피임약을 끊었다가 지금은 임신할 때가 아니라면서 다시 (피임약) 처방을 얻으러 오는 여성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도 이런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호주의 출산율은 1000명당 12.561명으로 이는 작년보다 1.25% 하락한 수치다. 지난 해에는 그 하락폭이 1.23%였다. 2008~2017년 기간에 출산율은 감소했지만, 그 하락 속도는 훨씬 느렸다. 여성들은 상황이 좋지 않으면 (맨스버그 박사의 환자들처럼) 임신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더 가디언
출처-더 가디언

이런 현상은 여성들 탓이 아니다. 2020년은 지옥 같은 해이고, 2019년도 호주에게는 그리 좋은 해가 아니었다.

열대우림마저도 산불피해를 입은 무시무시한 가뭄이 있었고, 그 해 여름은 도심에 사는 사람들도 산불연기에 숨이 막혀야 했다. 올해 1, 호주의사협회는 산불연기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에 임산부를 포함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정부의 임신 지원은 보통 수준에 훨씬 못미쳤다. 지난 12개월~18개월 기간에 출산한 여성의 경우, 남편이나 동거인 또는 임산부와 가까운 누구도 초음파 검사와 산부인과 진료에 함께 갈 수 없었다. 그리고 출산 시에도 남편 또는 보살펴줄 인원 1명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또 봉쇄기간동안 새내기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아기를 볼 수 없었고, 새내기 부모들에게 어떤 지원도 없었다. 좁은 아파트에서 아기와 함께 갇혀있는 것은 아무리 인내심 강한 부모들에게도 도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프라이덴버그 장관과 정부는 여성의 임신 촉진과는 반대의 일들을 해 온 것 같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첫째, 여성만을 위한 정책에 총예산 적자의 0.038%만을 할애했다. 거의 아무 것도 안했다는 얘기다. 또한 호주가 영국, 미국, 뉴질랜드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비싼 양육시스템을 갖고 있는데도 양육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일이 아무것도 없다.

양육비용이 가장 비싼 국가들보다 점점 더 많은 호주 부모들이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내고, 대학은 등록금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여성우대산업에 대한 지원도 부족하고, 조세제도는 여성들이 저임금 비정규직에 빠지게 하고 있다.

전 생애에 걸쳐 이 모든 것들이 현재의 현실을 만들고 있다. 빈곤에 빠질 가능성이 60세 이상의 여성들에게 높고, 55세 이상의 여성들이 노숙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승하고 있어도 이들을 위한 예산은 전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맨스버그 박사 같은 지역 보건의들이 다시 더 많은 피임약 처방을 하고 있다는 것이 놀랄 일이 아니다. 많은 젊은 여성들은 자신들의 엄마와 할머니들을 보면 엄마가 되는 비용이 너무 높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울-웨딩TV】 서정환 글로벌 전문기자 jhseo1222@wedd.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