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후원은 조선시대 전통 정원조경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우리나라의 문화재다.
사계절 변화에 따라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창덕궁 후원은 특히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이 유명한데, 창덕궁 후원의 단풍을 감상하려면 전문 해설사와 함께 약 1시간 30분의 시간이 걸린다.
체력에 자신 있는 사람도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걷다보면 땀에 흠뻑 젖어 지치곤 하는데, 시원한 물 한잔과 함께 바라보는 단풍은 그 힘든 것에 대한 보상을 하고도 남는다.
단풍을 볼 때마다 창조주의 위대함에 경외감을 느끼고. 그 다양한 색감을 카메라에 다 담지 못하는 것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이렇게도 겸손함을 배우는구나..’ 싶기도 하다.
사진에 처음 입문해서는 눈에 보이는 것을 다 담을 욕심에 조급한 마음으로 셔터를 눌렀다. 하지만 충족되지 않아 늘 마음 한구석이 공허했다.
그러다가 조급함을 버리고, 인내와 차분함으로 자연을 바라보게 되면서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자연과 함께 하는 사람이었다. 아름다운 자연의 미는 그 자연과 함께 하는 사람으로 비로소 완성된다.
이곳저곳에서 폰카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은 요즘이다. 풍경을 찍고, 음식을 찍는 것은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다. 그 기억 속에 사람이 없다면 그 사진이 인터넷에 떠도는 풍경 사진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올 가을에는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을 찍어보면 어떨까 싶다.
서범준 작가는 여행 사진작가 겸 크리에이터, ㈜선우 여행팀 팀장으로 있다. 20여 년을 여행사에서 일하며 수많은 도시를 돌아다녔다. 사람, 자연, 도심의 빌딩숲, 미로 같은 골목길, 간판 덜그럭거리는 노포..혼자 눈에 담고, 마음에 두기 아까운 것들을 공유하며 바쁘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