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믿고 응원하는 혜준맘과 아들 통제간섭하는 해효맘

'청춘기록' 하희라 신애라의 스틸(tvN 제공)
'청춘기록' 하희라 신애라의 스틸(tvN 제공)

tvN 드라마 청춘기록’(연출 안길호/극본 하명희)이 꾸준한 인기 속에 잔잔한 감동을 주며 지난 달 말 종영했다.

사혜준(박보검 분), 원해효(변우석 분), 안정하(박소담 분) 등 젊은이들이 현실의 벽 앞에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큰 공감을 얻은 가운데 이 드라마는 부모기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족 이야기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이 중 대조적인 모습으로 눈길을 끈 두 명의 엄마가 나온다. 혜준 엄마 한애숙(하희라 분)과 해효 엄마 김이영(신애라 분)이다.

한애숙은 아들 친구인 해효의 집에서 가사 도우미를 하는 넉넉지 못한 형편에서도 늘 긍정적이며, 아들의 꿈을 응원하고, 용기를 주는 따뜻한 엄마다.

배우의 꿈을 키우며 알바를 전전하는 혜준은 자신을 서울대를 나와 은행에 다니는 형과 비교하며 구박하는 아버지에게 불만이 많은데, 한애숙은 네 아빠 잘못 맞아. 내리사랑인데 부모가 되어 가지고 그게 뭐니. 짜치게라며 아들의 속상한 마음을 달래준다.

김이영은 아들 해효를 스타를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선 열혈 엄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자식의 인생을 통제하고, 간섭한다. 그래서 아들 모르게 SNS 팔로워 수를 조작하고 캐스팅을 위해 직접 기자들을 만나 접대하는 일을 서슴치 않는다. 김이영처럼 자식을 과잉보호하는 엄마를 헬리콥터 맘이라고 한다. 헬리콥터처럼 자녀 주변을 빙빙 돌면서 온갖 일에 참견을 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자식에 대한 두 엄마의 태도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있다. 혜준이의 연애사실을 김이영에게서 전해들은 한애숙은 자기들끼리 맘 맞으면 돼요.”라고 쿨한 반응을 보인다. 그만큼 한애숙은 아들은 믿고, 그의 생각을 존중한다. “지가 알아 하겠죠.”라고 말하는 한애숙에게 김이영은 애한테만 맡겨두고 애 하자는 대로 하려면 부모가 왜 있어?”라며 부모 역할을 강조한다.

한애숙과 김이영은 각각 자식을 믿고 맡기는 엄마와 자식을 믿지 못해 불안한 엄마다. 자식을 멀찍이서 지켜보는 엄마와 자식을 자기 밑어 두고 감시하는 엄마다.

혜준은 누구의 도움 없이 느린 걸음으로 정상을 향해 간다. 해효는 부유한 환경과 엄마의 설계로 일찌감치 성공가도를 달린다. 결국 부모의 힘으로 자신이 성공했음을 알게 된 해효는 스스로 노력해서 스타덤에 오른 혜준을 보며 부끄러워한다.

그런 두 친구는 동네 놀이터 그네에 나란히 앉아 같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인기 절정에 있던 혜준은 가족들에게 입대를 알리고, 엄마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했던 해효도 입대한다. 말 한마디 없이 편지 한 장을 남긴 채.

청춘기록은 청춘들의 이야기면서 그 청춘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든 어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너무나 다른 두 엄마, 한애숙과 김이영을 통해 부모다움, 부모자식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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