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일러스트 jincat08@naver.com
일러스트 jincat08@naver.com

답답한 마음에 쓴소리 한 마디 할까 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생은 국가적 위기다. 그런데도 정부의 저출생 정책은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10여년을 허송세월 했다. 

33년째 결혼현장에 있으면서 유난히 내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말들은 결혼 시기가 지난 사람들의 회한이다.

자기 소신을 갖고 살아온 인생 자체가 정답이다. 결혼 또한 꼭 하겠다는 사람은 하면 되고, 하지 않겠다는 사람은 안 하면 된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본인의 자발적인 선택이 아니라 고비용 결혼문화, 청년 실업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결혼을 안 하거나 못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20대부터 90대까지 많은 만남을 지켜본 결과,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아쉬워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자녀 문제다.

“결혼이 이렇게 늦어질 줄 알았으면 젊었을 때 아이를 낳을 걸 그랬다” “결혼은 포기했는데 아이는 포기가 안 된다”….

결혼은 어느 때든 할 수 있지만, 출산은 시기가 정해져 있다. 그 시기를 놓치면 억만금이 있어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당장 결혼 생각이 없으면 훗날을 위해 난자나 정자를 냉동 보관해 놓으라는 것이다. 흘러간 시간을 돌이킬 수는 없어도 가임력을 보존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100% 확신한 것은 없다. “절대 결혼 안 해”라고 하던 사람들도 사회적 성취를 이룬 후, 혹은 좋은 상대를 만나면 마음이 바뀌곤 한다. 결혼비용 없어도 결혼할 수 있는 시대가 언젠가는 온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이고, 결혼이다.

결혼을 하건, 동거를 하건 이성을 만나서 함께 하는 것은 중요하다. 나비가 향기 좋은 꽃에 가서 꿀을 채취하듯이 가장 빛이 날 때, 아름다울 때 배우자를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시기에 결혼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면 순서는 바뀔 수 있다.

대신 건강하고 에너지가 충만한 시기의 생산 능력을 보존해 놓으면 나중에 결혼이나 출산 계획이 생겼을 때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을 수 있다.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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