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봉쇄기간에 혼자 출산⦁유산 겪어낸 임산부들 많아
[영국]봉쇄기간에 혼자 출산⦁유산 겪어낸 임산부들 많아
  • 서정환 기자
  • 승인 2020.11.1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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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동행 제한으로 혼자 병원가야 하는 상황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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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던 지난 9월 각국은 잇따라 방역조치를 강화하면서 제한조치를 발표했다.

코로나19 1차 유행 때 큰 피해를 입었던 영국도 전면, 혹은 부분 봉쇄조치를 반복하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해왔다. 생활이나 비즈니스에서 많은 불편과 피해가 초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임산부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코로나19는 출산 풍경을 바꿔놓았다. 임산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병원, 혹은 집에서 아기를 낳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임산부 외에 가족의 병원 방문이 제한되기도 해 홀로 두려움과 외로움을 견디며 출산하거나 유산의 고통을 겪기도 한다.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 3월의 봉쇄기간에 코로나 이외에 대부분의 치료는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60만 건의 자궁경부암 세포검사(smear test)가 연기됐고, 최대 3백만 건의 치명적인 암검사가 취소됐다. 조산사 예약도 온라인으로 전환되거나 임산부들은 혼자 방문할 것을 권유받았다.

이후 봉쇄가 점차 완화됐음에도 모성병동에는 분만 중의 잠깐을 제외하고는 남편들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았다.

루시 해리스(Lucy Harris)913일 임신사실을 알게 됐는데, 하혈 이후 922일 초기 임신 진료소에 맡겨졌고,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병원인데도 코로나19로 인해 태아의 생존여부를 알기 위한 초음파 검사에 남편이 동행할 수 없었다.

진료소에 홀로 있던 그녀는 유산 진단을 받았고, 울면서 혼자 운전해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에도 해리스는 남편 없이 혼자 병원에 가서 유산 시술을 받아야 했다. “혼자 있기가 무서웠다. 이 모든 것을 혼자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캐서린 맥킨넬(Catherine McKinnell) 청원위원회 위원장은 새내기 아빠들은 술집에 가거나 꿩사냥은 가도 태아검사에는 갈 수 없다면서 지난 여름 내내 정부를 비판했다. #ButNotMaternity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하고 내 옆에(By My Side)’ 캠페인이 진행됐고, 54만 명이 서명한 청원서도 작성됐다.

9월에 들어서면서 국가보건서비스(NHS)는 지침을 변경했지만, 이런 변경은 전국적인 팬데믹 위험과 정부 정책의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었다. 그렇지만 NHS 산하 병원의 3/4은 분만 내내 남편이 동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절반은 임신 12주 및 20주 검사, 분만 중으로 남편의 동행을 제한했다.

이제 영국이 다시 봉쇄에 들어가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5,000명을 넘는 상황에서 NHS의 지침이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NHS 산하 병원의 1/4이 이전의 제한조치를 다시 도입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사진 출처-인디펜던트
사진 출처-인디펜던트

하트퍼드셔(Hertfordshire)주에 사는 클레어 머스캣(Claire Muscat, 35)은 임신 초기에 하혈이 있어 유산을 우려했다. 그녀는 병원에 혼자 가야 했는데, 남편은 근처 도로에 차를 세워놓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아기를 잃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웠다. 혼자 있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은 힘든 일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과적으로 태아는 건강한 것이 확인됐지만, 클레어는 출산 전에 지침이 더 엄격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031, 보리스 존슨 총리는 산모들이 혼자 분만하지 않게 15분 코로나19 검사가 우선되도록 한다고 약속했다. 맬리시아 컨(Alicia Kearns) 의원은 이는 남편들이 따로 떨어져야 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들은 최근 115일까지도 남편들이 병원에서 퇴짜를 맞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올덤(Oldham)시의 제니퍼 맥케니(Jennifer McKechnie, 30)는 지난 83일 분만을 위해 병원에 홀로 입원했다. 그녀는 이틀 반 동안 혼자 있었는데, “진통이 시작되자 아무도 내가 분만하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초조해서 울기도 하고 뱃속 아기에게 말을 걸기도 하면서 나는 괜찮다고 확인하려 했다고 말했다.

85일 저녁 9시에 양수가 터진 후에야 제니퍼는 남편에게 병원으로 오라고 전화할 수 있다는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남편은 병원에 와서도 한밤중까지 들어올 수가 없었다. “나는 조산사에게 진통 내내 손을 잡아줄 수 있겠냐고 부탁했고, 조산사는 그렇게 해 주었지만 남편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3일 병원에 올 때 남편과 포옹한 이후 처음으로 사람과의 접촉이었다고 말했다.

현재의 지침은 임산부는 검사에 혼자 참여하고, 남편은 밖에서 기다릴 것을 권유하고 있다. 단 우려가 되는 검사인 경우 적당한 때에남편이 함께 할 수 있다.

임신 후 유산(Pregnant Then Screwed)’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조엘리 브리얼리(Joeli Brearley)코로나19 15분 검사를 하고 제한을 없앤다는 약속이 있지만,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두 번째 봉쇄에서 여성들은 동일한 어려움에 부딪힐 것이다. 제한을 없애는 병원이 있는 반면, 다시 제한을 두려는 병원도 있다. 하지만 그런 조치가 환자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임산부들이 남편들과 격리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병원정책으로 인해 임산부들이 진료를 받지 않을 수 있고, 그 결과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보건안전조사국(Healthcare Safety Investigation Branch)은 지난 4~6월 기간의 사산아 증가를 살펴봤더니 분만 중 사산은 40건이 있었다. 지난 같은 기간에는 총 24건이었다. 왕립산부인과학회는 팬데믹 기간의 주산기 결과를 조사했는데, 지난 4월에 모성병동의 86%가 출산 전 응급상황의 감소를 보고했다. 이는 임산부들이 검사나 진료를 연기했음을 의미한다.

분만파트너 캠페인 #ByMySide의 설립자이자 모성보건 전문가 웬디 포웰(Wendy Powell)두 번째 봉쇄기간에 모성병동에 대한 이런 제한이 다시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점점 더 많은 병원들이 제한을 완화해 왔지만, 최근의 봉쇄상황은 이 모든 진전을 수포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웰은 또 코로나19 15분 검사가 시행되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검사와 역학조사가 매우 어려운 시기이고, 드이이브 스루 코로나 검사도 평균 39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모든 모성병동에 대한 15분 검사체계의 도입은 너무 낙관적인 것 같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서울-웨딩TV】 서정환 글로벌 전문기자 jhseo1222@wedd.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