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존립 위협 우려 속 저출산 가속화

아기를 안고 가는 이탈리아 여성(사진-더 가디언)
아기를 안고 가는 이탈리아 여성(사진-더 가디언)

유럽에는 프랑스, 스웨덴, 아이슬란드, 덴마크 등 출산율이 비교적 높은 국가들이 많은데, 이탈리아는 유럽의 대표적인 저출산 고령화 국가로 꼽힌다.

이탈리아의 2019년 합계출산율은 1.29명으로 1차 세계대전 시기인 191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탈리아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경제적 문제와 불확실성이 악화됨에 따라 이탈리아의 출산율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2019년 이탈리아의 출생아 수는 42만명이었는데, 이는 1861년 이탈리아 통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그리고 사망자 수는 647천명이었다. 국립통계청(Istat)은 올해 출생아수가 408천명으로 떨어질 수 있으며, 사망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7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안 카를로 블란지아르도(Gian Carlo Blangiardo) 통계청장은 최근의 공포 및 불확실성의 분위기와 물질적 어려움의 심화는 이탈리아 부부들의 임신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블란지아르도 통계청장은 2020년의 총 사망자 수에 대해 이와 비슷한 수준은 2차대전 당시인 1944년에 있었다.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팬데믹이 발생한 이탈리아는 잔혹한 1차 및 2차 대유행을 겪으면서 지난 2월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 67,000명이 이른다. 그리고 실업률은 올해 9.4%에서 내년에는 11%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들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짊어졌다. 직장을 잃기도 하고 집에 있는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직장을 떠나야 했다.

팬데믹 이전에도 노동가능 여성의 절반이 안되는 여성들만이 직장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임신을 하게 되면 육아시설의 부족과 경직된 노동제도로 인해 일과 가사를 함께 하기 어려워 직장을 그만뒀다.

밀란-비코카 대학(University of Milan-Bicocca)의 사회학자 지오르지아 세루게티(Giorgia Serughetti)양성 불평등과 직장 및 육아서비스의 부족으로 문제가 심각해진다. 그리고 코로나19는 심각성과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자들은 지금 아이를 가져도 내일 직장을 유지하고 있을지 어떻게 아나?’라고 자문한다고 우려했다.

최근 로마에서 있었던 여성단체 모임에서 세루게티는 여성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은 자신들이 살아야만 하는 경제적사회적 조건에 대한 침묵 시위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탈리아는 65세 인구가 어린이 인구의 5배다. 세루게티는 고령화는 경제적 문제나 연금의 문제일 뿐 아니라 국가시스템의 문제다. 또한 나라가 늙어가고 젊은 세대가 적어지면 에너지도, 아이디어도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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