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교 기간에 보호받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팬데믹'

키베라 지역의 임신한 소녀(출처-더 가디언)
키베라 지역의 임신한 소녀(출처-더 가디언)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기간에 수많은 여학생들이 임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학교가 문을 닫은 후 생리대를 얻기 위해 성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아프리카 발전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5월 기간에 임신을 한 청소년 여학생의 수가 나이로비(Nairobi)에서만 약 12000명을 포함해 총 15000명을 넘을 것이며, 임신한 여성청소년들은 진료소에 오지 않기 때문에 실제 숫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

국제구호기구 플랜 인터내셔널(Plan International)’케냐 지국의 머시 체지(Mercy Chege) 프로그램 담당관은 지난 3월 학교가 문을 닫은 후 집에서 부모들은 깨끗한 물과 비누, 생리대 등 위생용품을 아이들에게 제공할 여유가 없다고 말한다. 그 결과 나이 든 남성들의 희생양이 되는 청소년 여성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종전에는 정부가 학교를 통해 생리대를 제공했다.

체지 담당관은 보이지 않는 팬데믹(shadow pandemic)이다. 학교 밖에서 소녀들은 자유롭고 간섭 없는 시간이 많다. 생리대를 대가로 하는 성관계의 유혹을 거부하기 어렵다. 그 결과 여학생들은 원조친구(friends with benefits)’에게 휘둘리게 됐다면서 공공화장실에서 하루 샤워를 하기 위해 필요한 15케냐 실링(한화로 약 15천원)에 성관계가 이뤄지기도 한다. 많은 소녀들이 며칠씩 목욕하지 않고 지낸다. 아동포르노에 유혹되기도 한다. 이들은 성적으로 학대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고 덧붙였다.

재키(Jackie, 가명 16)2018년 엄마와 함께 나이로비에 왔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 사망했다. 재키는 남자친구를 사귀다가 임신을 했다. “남자친구는 나를 보살펴주는 것 같았고, 생리대를 사라고 50실링(한화로 약 5만원)을 주기도 했다. 임신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라고 했다.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임신사실을 알렸지만, 그는 조심스럽지 못하다고 그녀를 때렸다. 게다가 그녀를 보살펴주던 이모는 임신사실을 알고 집에서 내쫓았다. 주위에 가족도, 직업도 없는 외로움 속에서 그녀는 출산을 두려워하고 있다.

유엔 인구기금은 6개월간 전 세계적인 봉쇄가 이뤄지면 중간 및 저소득 국가의 4700만 여성들이 현대적인 피임수단을 사용하지 못해 700만건의 원치않는 임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케냐는 이미 청소년 임신율이 높은 나라로 매년 13000명의 소녀들이 임신으로 학교를 그만둔다. 또 청소년에 대한 적절한 성 및 보건 교육이 부족해 청소년 임신예방에 장애가 되고 있다.

매년 15~19세 소녀들의 1/3이 임신을 하는 서부 케냐의 호마 베이(Homa Bay) 지역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나 청소년들 모두 성과 관련된 일을 논의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예를 들어, 젊은 아빠들은 임신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고, 여자친구의 임신을 알게 되면 놀란다.

어린 소녀들이 의료혜택을 받기란 쉽지 않다. 코로나19로 의료서비스가 엉망이 됐고, 그 이전에도 나이로비 인구의 75%가 거주하는 키베라(Kibera), 마타레(Mathare), 무쿠루(Mukuru), 카왕바레(Kawangware) 등 비공식 정착지에는 건강보험이 드물다.

임신 6개월의 재키도 아직 출산 전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임신한 청소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학교에 가는 일이다.

올해 초 교육부는 아기가 있는 소녀들도 차별 없이 학업을 계속할 있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그러나 많은 소녀들이 조롱이나 친구 및 선생님들의 시선을 두려워해 학교로 돌아가기를 무서워하고 있다.

체지 담당관은 학교 재입학 정책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분위기는 어린 엄마들에게 적대적이다. 최근 한 선생님이 성에 관한 문제는 이 방면에 전문가인한 소녀 엄마에게 상담 받으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그녀는 강간 피해자였다. 사람들이 코로나 아기엄마라고 부르기 때문에 밖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소녀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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