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까지 소요시간, 예상보다 최대 4배 더 걸려

차량들이 엉켜있는 라고스 시내 모습(출처-더 가디언)

믿기지 않겠지만, 50km가 안되는 거리를 차로 가는 데 8시간이나 걸리는 곳이 있다. 바로 세계 최악의 교통지옥으로 악명높은 나이지리아의 라고스(Lagos). 나이지리아의 경제 수도이기도 한 이곳은 세계 최악의 도시 3곳을 꼽으라면 절대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도 살기 힘든 라고스에서 임산부들은 얼마나 힘들까? 라고스에서 시내 병원으로 가는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임산부들에게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발표됐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의학저널 <BMJ Global Health>에 실린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라고스에서 임산부들이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조사했다. 그 결과 실제 걸리는 시간은 컴퓨터 모델과 구글위성지도의 예상보다 최대 4배가 오래 걸렸다.

런던정경대학(LSE), 런던 위생 및 열대의료대학과 벨기에 안트웨르펜(Antwerpen)의 열대의료연구소가 수행한 이 연구는 나이지리아에서 도시에 사는 여성들은 농촌지역에 사는 여성들보다 모성보건시설에 접근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이뤄졌다.

연구진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라고스의 4대 공공병원에 도착한 738명의 임산부들로부터 자료를 수집했다. 컴퓨터 모델과 구글지도를 사용해 임산부들이 병원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을 예측한 후 동일한 경로를 따라 운전해 소요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실제 소요시간은 구글지도의 예측보다 1.5배 길었고, 컴퓨터 모델보다는 4배나 길었다.

LSE의 아두라베미 방케-토마스(Aduragbemi Banke-Thomas) 박사는 응급상황의 임산부들이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산부들이 2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295,000명의 여성들이 임신합병증으로 사망하고, 이들 중 99%는 하위 및 중위소득 국가에서 발생하며, 그중 나이지리아가 23%를 차지한다.

이번 연구는 라고스를 대상으로 수행됐지만, 연구진은 이런 소요시간이 아프리카의 다른 대도시들에서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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