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없는 민주주의비판받아온 일본 정치권의 실상

여성 각료가 2명 뿐인 현 일본 내각(출처-더 가디언)

전 총리이자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 모리 요시로(森 喜朗)를 물러나게 한 성차별적 발언 이후 일본 집권 자민당은 성평등 약속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모리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조직위 회의에서 여성 이사 비율을 40%로 올리자는 안건에 대해 말 많은 여성들이 참여한 회의는 질질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자민당의 니카이 토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당내 중요회의에서 여성 당원들을 보다 눈에 띄게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 당원들은 참석은 하되 발언을 못하게 함으로써 이번 성평등 조치의 실체가 드러났다.

1955년 이후 큰 도전 없이 일본 집권당을 유지해온 자민당은 약 5명의 여성 당원들이 발언을 하지 않는 참관인(observer) 자격으로 12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이중 10명이 남성)에 참석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와 야당 의원들은 이번 조치를 조롱하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남성 국수주의와 여성에 대한 차별은 항상 자민당의 일부였다고 적었다.

현 스가총리를 지지하고 있으며 자민당 내 강력한 파벌의 수장인 니카이 간사장은 여성 참관인들이 발언 대신 메시지를 통해 자신들의 견해를 전달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여성 의원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활동하는 이나다 토모미(稲田朋美) 전방위상이 여성 의원들이 중요한 당내회의에 참여하도록 허용하자는 제안을 한 다음 날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나다 전 방위상은 지난해 스가 총리가 내각에 겨우 2명의 여성만을 참여시킨데 대해 일본은 여성 없는 민주주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나다 전 방위상은 여성은 일본 인구의 절반, 그리고 자민당 평당원들의 40%를 차지한다면서 여성들이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에 참석할 수 없다면 일본의 민주주의는 편향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성평등 문제는 하원의원의 구성에서도 나타난다. 국제의원연맹(Inter-Parliamentary Union)에 따르면 일본 하원에서 여성 의원은 전체의 9.9%를 차지하는데, 이는 국제평균인 25.1%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20년의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는 일본의 성격차지수가 153개국 중 12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11단계 하락한 것이며,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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