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쫓겨나는 임산부들...왜 사회는 변하지 않는가?

조엘리 브리얼리와 두 자녀(출처-가디언)
조엘리 브리얼리와 두 자녀(출처-가디언)

<Pregnant Then Screwed>는 임산부와 워킹맘을 지원하는 영국의 자선단체다. 이 단체의 대표 조엘리 브리얼리(Joeli Brearley)2013년 자선단체에서 일할 때 음성 메일로 해고통보를 받았다. 상사에게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린 다음 날이었다.

브리얼리 대표는 당시 회사의 불공정함에 화가 나서 소송을 하고 싶었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조기분만을 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참았다. 대신 단체를 만들어 비슷한 차별을 당한 여성들을 위해 투쟁하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단체가 <Pregnant Then Screwed>.

가디언은 최근 <임신 후 엉망이 됐어요: 엄마라는 형벌과 이를 바로잡는 법(Pregnant Then Screwed: The Truth About the Motherhood Penalty and How to Fix It)>이라는 저서를 출간한 브리얼리를 만났다.

단체가 운영하는 법률구조전화는 직장에서 임신차별과 모성차별을 겪은 여성들로부터 매년 3,000건의 전화를 받는다. 승진은 이미 따 놓은 것이고, 공식 인터뷰만 남은 한 여성은 사장에게 임신사실을 알렸다가 갑자기 승진의 기회가 사라졌다. 또 다른 예로 임신사실을 공표한 후에 직장에서 무자비하게 괴롭힘을 당해 조산아를 출산한 여성도 있다. 그녀가 거의 죽어가는 아기와 함께 신생아실에 앉아 있을 때 사장이 전화를 걸어 정리해고를 알렸다.

브리얼리는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우리는 32,000건의 법률자문을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기업들이 팬데믹을 이용해 임산부와 자녀 있는 여성들을 제거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 단체가 약 2만 명의 임산부와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15%가 정리해고되거나 그렇게 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브리얼리는 전반적으로 역행하고 있다. 15%는 엄청난 숫자다. 엄마들의 고용을 9% 늘리는데 20년이 걸렸다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가 생계를 걱정하는 여성들만을 돕는 건 아니다. ‘두렵고 안전이 걱정되며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도록 요구받는임산부들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 단체는 약 2,600명 임산부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NHS(국민건강보험)에서 근무하는 조사대상 여성들의 1/4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고 있었다. BAME(흑인, 아시아인 및 소수민족) 여성 중에서는 그 비중이 거의 1/3이었다.

엄마들은 아빠들보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임시 해고될 가능성이 더 높다. 엄마들은 더 많은 육아와 가사를 위해 직장을 떠나거나 근무시간을 줄일 가능성이 더 높다. <Pregnant Then Screwed>는 육아휴가를 떠났던 자영업자 여성들도 정부의 코로나19 지원정책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팬데믹은 임산부와 엄마들이 오랜 기간 겪고있는 차별을 증폭시켰다. 성별 임금격차는 엄마들에 의해 심해지고 있다. 2015<평등인권위원회(quality and Human Rights Commission)>는 매년 54,000명의 임산부들이 일터에서 쫓겨나는데, 이는 임산부 9명 중 1명에 해당된다고 보고했다. 고용주들에게 피해는 거의 없다. 겨우 1%만이 법정에 선다고 브리얼리는 말한다.

소송에도 기한이 있다. 3개월 이내에 고발돼야 한다. 브리얼리의 경우, 당시 자선단체의 직원이 아니라 자영업자로서 해당 단체와 업무계약을 통해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송을 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나는 소송과 아기의 건강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소송을 진행했더라면, 그리고 아기가 사망했다면 나 자신을 영원히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만두었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화가 났다면서 수년간 여성들을 괴롭히고 이들의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잔인하고 무서운 사례들을 많이 들었다. 차별의 결과 자살을 생각하는 여성들, 결국 집을 잃은 여성들, 또는 임신중절하라는 얘기를 들은 여성들에게 자문을 해주었다. 가장 취약한 때에 누군가에게서 펀치를 맞으면 그 영향은 매우 오래간다라고 강조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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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설립 당시 <Pregnant Then Screwed>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플랫폼 형태였지만, 브리얼리는 곧 여성들이 익명으로도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임을 알게 됐다. 또 임신차별소송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많은 여성들이 비공개합의(NDA, nondisclosure agreements)로 인해 입을 열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녀는 모든 차별이 완전히 숨겨진다면서 “NDA에 서명한 날에 이를 무시하고 상황을 말하는 여성들을 보고 싶다. 그렇지만 이를 강요할 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Pregnant Then Screwed>는 소송 진행 중인 여성들을 지원하는 법률자문과 멘토링을 제공하고, 임산부들과 엄마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와 캠페인을 하고 있다. 법을 바꾸는 것 뿐 아니라 사회와 성에 관한 고정관념을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도록 촉구하는 일을 한다.

브리얼리에 따르면 팬데믹의 긍적적인 측면은 많은 아빠들이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기회를 갖고, 실제로 많은 아빠들이 유연근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여성들이 가사와 육아의 많은 부분을 무임금 노동으로 하고 있지만, 이전보다는 많은 부분을 남성들이 하고 있고, 그래서 현실에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이다.

유급 아빠육아휴가의 도입은 엄마들이 직장으로 복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고, 육아에 대한 균등책임의 분위기를 만든다. 그러나 남성들도 낙인찍히기로 인해 방해받고 있다.

85%의 아빠들이 아이들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그러면 일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육아휴가 중 사장으로부터 안녕, 가사도우미로 시작하는 이메일을 받은 아빠도 있다.

브리얼리는 육아는 필수적인 사회기반시설로 간주돼야 한다면서 보살핌에 대한 투자가 경제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것을 사람들은 믿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연구를 인용해 보살핌에 대한 투자는 정부의 지금까지와 같은 산업전략에 대한 투자보다 2.7배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잘 작동하는 사회는 보살핌과 경제를 균등하게 중요시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라고 했다.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볼 때, 영국의 육아는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예를 들어, 육아비용의 많은 부분이 보조되는 스웨덴의 육아비용은 소득의 3% 정도지만, 영국은 약 35%.

정부정책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단체인 <여성예산그룹(Women’s Budget Group)>은 취학 전 무상 육아비용의 최대 95%가 고용과 일자리 창출, 사원복지혜택 감소 등으로 회수될 수 있다고 추산한다. 고품질의 조기교육으로 아이들의 삶의 질도 개선된다. 브리얼리는 비용은 나중에 회수된다. 그러나 정부는 장기적으로 생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브리얼리는 정부가 엄마들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많은 부분이 기본적으로 성차별에 근거하고 있다고 말한다. 영국사회의 사고방식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5명 중 1명이 취학전 아동이 있는 여성은 집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리얼리는 깊이 고착화된 성고정관념이 있다. 여성들은 임신하거나 직장에서 밀려나면 자신들을 책망한다. 여성들은 자신들이 부담거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것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서 엄마들은 몹시 화가 나 있다. 우리 엄마들이 매번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난다. 우리는 당할 만큼 당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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