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접촉에 대한 부담으로 여성이 심폐소생술 받을 확률이 남성보다 27% 낮아

○ 심폐소생술 시행률 높은 미국에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심폐소생술 받는 확률 낮아

거리나 공공장소에서 심장정지(심정지)로 쓰러진 행인을 심폐소생술로 구해낸 미담이 종종 보도된다. 심정지 후 5분이 골든타임이고, 이 시간 안에 응급조치를 받으면 생존율이 3배까지 높아지고, 4분 이내면 생존율을 90%까지 높일 수 있다.

그만큼 현장에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가 생사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2010년 3.3%에서 2014년 12.1%, 최근 21.0%로 매년 2배씩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39.9%), 일본(36%)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높은 미국에서도 여성이 심폐소생술을 받을 확률이 남성보다 27%나 낮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행인들이 자신이 모르는 여자의 가슴을 접촉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7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연구팀의 실험도 이런 조사내용을 뒷받침해준다.

연구팀은 갑자기 응급환자가 발생한 가상의 상황을 만들고 남성 마네킹과 여성 마네킹에 대해 심폐소생술과 자동 심장충격기를 사용하는 비율을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여성 환자(마네킹)에 응급처리하는 경우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5일 유방 부착한 여성용 심패소생술 실습모형인 우마네킹(Womanikin)을 소개했다.

우마네킹은 여성 심폐소생술 실습표준 모형으로 공공장소에서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여성이 심폐소생술을 받을 확률이 남성보다 27% 낮다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뉴욕 광고대행사 JOAN Creative와 여성연합(United State of Women)이 함께 만든 것이다.

직물로 만든 유방을 부착한 CPR 인체모형 (*출처: CNN)
직물로 만든 유방을 부착한 CPR 인체모형 (*출처: CNN)

“당신은 그녀의 유방을 만지게 됩니다. 걱정마세요. 당신은 그녀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JOAN Creative의 공동설립자이며 대표창의이사인 제이미 로빈슨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부분 가슴이 납작한 몸통인형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CPR)을 배운다”면서 우마네킹의 가슴 부착물은 자연스럽게 (여성에 대한 심폐소생술에 관한)논의를 끌어내고, 행동할 때 행동하도록(필요할 때 여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도록)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JOAN Creative는 뉴욕에 있는 심폐소생술최전선(Frontline CPR)을 비롯해 여러 단체들과도 지속적인 파트너쉽을 갖고서 우마네킹이 보다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2020년까지 전국의 심폐소생술 강습생들이 우마네킹을 사용하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폐소생술의 표준을 설정한다는 도전 외에 JOAN Creative와 여성연대는 심정지를 여전히 ‘남자들의 문제’라고 여기는 현실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듀크대학 의과대학 오드리 블르워(Audrey L. Blewer)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갑작스런 심정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심폐소생술에 대한) 성 불일치(gender disparities)를 알리며, 필요할 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우마네킹 프로젝트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공개된 웹사이트를 통해 우마네킹 제작용 소프트웨어 세트를 다운로드 받아서 우마네킹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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