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산 문제 극복, ‘워라밸’에서 찾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일∙가정 양립 지표’에 따르면 기혼여성 취업자 중 경력단절을 경험한 사람은 37.5%로 나타났다. 기혼여성취업자 10명 중 4명꼴로 일을 포기하는 것이다. 사유로는 결혼이 가장 많았으며, 임신 및 출산, 가족돌봄, 육아 등 자녀 관련 내용이 뒤따랐다.  

이렇듯 한국 사회에서 결혼과 출산은 여성에게 큰 책임을 지우고, 일과의 단절로 이어지기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초저출산 시대에 출산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출산친화적인 사회분위기 조성, 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공적돌봄인식에 기업도 동참해서 워라밸을 확립해야만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현실에 맞춰 지난 5월 조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 아래 ‘관리자가 이끄는 근무혁신 10계명’을 발표했다.  
10계명은 ∆실천은 밀첩하게 ∆직원을 소중하게 ∆관계는 평등하게 등 직원의 워라밸을 위한 리더의 일하는 자세와 방법, 문화 등 총 10가지를 제시하며, 사회 인식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동조하며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워라밸을 실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저출산 극복에 나서며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있는 워라밸 실천 기업이야 말로 신개념의  ‘신의 직장’이다.

○ 선도적으로 ‘워라벨’ 실현하고 있는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임신-출산-육아' 단계별 복지 시행하는 기흥모터스

미국 할리데이비슨 모터 컴퍼니의 공식 수입판매사인 기흥모터스에서는 임금 감소 없이 임산부가 매일 2시간씩 조기 퇴근하는 ‘예비맘 조기 퇴근제’, 매월 미취학 자녀 여성노동자가 금요일 4시간 단축 근무하는 ‘아이조아 Friday’와 초등학교 입학자녀를 둔 여성노동자에게 2개월의 특별휴가를 주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등 ‘임신-출산-육아’ 단계별 복지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기흥모터스는 여성 경력 단절 예방과 여성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에 힘입어 2018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100개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일자리 으뜸기업은 일자리를 늘리거나 질을 개선한 기업 총 100곳을 선정하는 제도로, 선정된 기업은 신용평가, 금리 우대, 세무조사 유예, 정기 근로감독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전체 노동자 중 여성이 70%, ‘여성고용우수기업’ 여행박사

역시 2018년 으뜸기업에 선정된 여행박사는 전체 노동자 중 여성이 70%이상으로 여성 고용 우수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팀장급 이상 관리자 중에서도 50%가 여성 인재이다. ‘직원들이 일터에서 즐겁게 일해야 고객이 행복을 느낀다’는 신념 아래, 자율출근제, 재택근무 지원, 결혼∙출산∙교육비 지원금 등 다양한 지원으로 직원 복지에 힘쓰고 있다.

임산부 위한 발렛파킹까지 지원하는 네이버 

‘2019 대학생이 꼽은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를 기록한 ICT 대표 기업 네이버는 올해 으뜸기업에 선정되었다. 네이버도 여성 고용률이 37%에 달하는 만큼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여성 및 임산부를 위해 높은 수준의 보건휴가 유급 인정과 출산 축하금, 임산부를 위한 사내 발렛파킹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550여 명 규모의 어린이집도 4곳 운영 중이다.

꾸준한 근무환경개선으로 2년 연속 으뜸기업 선정된 맥키스컴퍼니

 맥키스컴퍼니는  ‘2019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인증식에서 대통령 명의의 일자리 으뜸기업 인증패를 받았다. 김규식 사장(좌측)과 이경태 노조위원장(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맥키스컴퍼니는  ‘2019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인증식에서 대통령 명의의 일자리 으뜸기업 인증패를 받았다. 김규식 사장(좌측)과 이경태 노조위원장(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업무 집중도와 효율성 증대를 위해 ‘일家양득’ 제도를 도입한 주류업체 맥키스컴퍼니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으뜸기업으로 선정되었다. 맥키스컴퍼니는 ‘일家양득’ 제도를 통해 재량 출퇴근제, 정시퇴근 운동, 미취학 자녀 보조금 지원, 자녀학자금지원 등 일 가정 양립 제도를 꾸준히 운영하며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업무 시스템으로 큰 생산력 향상을 보였다.


○ ‘워라밸 기업 문화’가 정착되어가는 사회

“눈치 보이는 육아휴직 그만”, 2년 보장하는 한샘 ‘모성보호제’

이제는 저출산 극복이 문화로 정착된 기업도 있다. 국내 1위 가구기업인 한샘은 주 고객층이 여성이라는 점과 홈인테리어 전문기업이라는 특성과 전체 직원 중 32%가 여성이고, 서울 상암동 본사의 여성 비중도 51%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모성 보호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샘의 모성보호제도는 ‘임신-출산-복직-기타’ 등 크게 4단계로 나뉘며, 임신 기간 근로시간 단축, 임신 중 피씨 오프제(PC OFF), 출산 축하금, 복직 후 유연근무제, 사내 어린이집 등으로 구성된다. 작년부터는 육아휴직 2년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며, 현재까지 수십 명의 직원이 육아휴직제도를 사용했다. 

7년 연속 가족친화우수기업 선정된 SK

2013년부터 가족친화우수기업으로 선정되어 인증을 유지하고 있는 SK는 가족돌봄휴직제도, 자기주도근무제, 아가마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다. 
가족친화우수기업은 가족친화 사회환경의 조성 촉진에 관한 법률 제15조에 의거, 자녀출산과 양육지원, 유연근무제도,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 등을 모범적으로 운영한 기업에 대해 여성가족부가 심사를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여성 임직원을 위한 제도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초등돌봄 휴직, 사내 어린이집, 난임 휴직 제도 등도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여성 임직원의 육아휴직 후 복귀율도 크게 늘었으며 여성 채용인력도 증가했다. 

14년 누적 육아휴직 복직률 98.2%, 유한킴벌리

14년 누적 육아휴직 복직률이 98.2%에 달하는 유한킴벌리 또한 ‘워라밸∙가족친화 기업으로 주목받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이미 사내에서는 임신과 출산이 자연스러운 일로 자리 잡았다. 
임산부의 재택근무와 전문상담제도 등 출산 문화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양성평등을 권장하는 기업 문화가 뒷받침되어 2018년 저출산 극복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 남자도 육아에 참여할 시간이 필요하다

2019년 1차 저출산인식조사 인포그래픽(그래픽-인구보건복지협회 제공)
2019년 1차 저출산인식조사 인포그래픽(그래픽-인구보건복지협회 제공)

육아휴직을 내는 아빠들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고용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육아휴직자 5명 중 1명이 남성이라고 한다. 작년과 비교해 1년 새 30%나 증가했다. 

또한,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자녀양육 중인 20~40대 남성 2명 중 1명은 워라밸을 찾고자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맞돌봄’ 문화 확산과 육아휴직 급여로 소득 감소 부담이 줄어들면서 이뤄진 결과다. 

지난해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된 우아한 형제들. 업계 1위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을 만든 기업으로 유명하다. 유니콘 기업이란 전설 속 동물인 유니콘에 비유해 지칭한 말로,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원)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우아한형제들은 높은 기업가치뿐 아니라 임신과 출산 지원의 모범 사례기업으로 손꼽힌다. 현재 법정 의무인 5일보다 강화된 2주간의 유급 출산휴가와 유∙사산 시에도 3~10일간 자동 휴가를 부여하며,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유급 생리휴가, 기념일 조기 퇴근 등 ‘우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복지 정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남성 구성원의 아내가 출산했을 때에도 2주간의 배우자 출산휴가를 지원하고,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가 있는 노동자는 1개월간 유급 육아 휴직이 가능하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사항이다.

맞벌이가 늘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은 기업도 관심을 가져야 할 과제가 됐다. 기업의 저출산 인식은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임신, 출산을 해도 직장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면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사람들은 지금보다는 줄어들 것이다. 워라밸이 저출산에서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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