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결혼식이 작지 않은 이유

출처 :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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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지 오래다. 심지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0명 중 5명도 안될 정도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다. ‘비혼’ 선택자가 많아졌다는 것, 그리고 결혼식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원인이다.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결과를 보면 우리의 결혼문화가 과도한 편이라는 의견이 전체의 70.6%나 된다. 신부가 예단비를 보내면 시부모가 봉채비를 보낸다거나 신랑쪽에서 꾸밈비를 준다거나 하는 등 결혼 전부터 돈이 오고 가고, 예물이 어떻고 혼수는 뭘로 해가고 하면서 서로 말이 많아진다.

압권은 결혼식이다. 1시간도 안되는 동안 화촉 점화, 혼인서약, 성혼선언문, 주례사, 폐백등이 이어진다. 신랑 신부가 결혼의 의미를 마음에 담고,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 주어진 시간은 짧고, 해야 할 일은 많다. 심지어 결혼식 후 사진을 찍다 보면 다음 예식 준비가 시작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보여주기식, 불필요한 과정이 많고, 그에 따른 비용 지출이 많은 한국식 결혼식에 등을 돌리고, 작은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작은 결혼 정보센터’ 사이트에는 작은 결혼 서약을 한 사람이 현재 10만명이 넘는다.

미혼자들 사이에서 작은 결혼식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한국의 결혼은 부모의 역할이 크고, 가족관계를 중시하는 가족혼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부모를 설득하고, 주변의 인식을 바꾸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2016년 육아정책연구소에서 기혼여성 1173명을 대상으로 ‘작은 결혼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67%가 ‘가능하면 작은 결혼을 하고 싶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작은 결혼을 한 경우는 50.8%였다.

작은 결혼을 하지 못한 나머지 49.1%의 경우, 그 이유로는 가족의 반대(22.9%)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남들 하는 대로 해야 할 것 같아서(19.1%), 축의금 회수(16.6%) 등이었다.

한국에서 결혼식은 신랑신부가 주인공이 아닌 경우가 적지 않다. 양쪽 아버지가 혼주가 되고, 하객들 대부분은 부모의 지인들이다. 작은 결혼식은 하객수가 일반 결혼식보다 상대적으로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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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객수는 축의금과 직결되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선뜻 작은 결혼식에 동의하기 힘들다.

신청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공공기관 결혼식장을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커플들을 보면 보통 100명, 많아야 300명으로 정해진 하객수를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작은 결혼식은 실제로 작은 결혼식이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몇몇 셀럽 커플들이 밀밭에서, 자기집 앞마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이 특별하고 검소한 결혼식을 원하는 싱글들의 마음을 파고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밀밭에서 솥단지 걸고 한 결혼식은 당사자에게는 특별하지만, 우리들에게는 멋진 한 장의 사진일 뿐이다. 그 외진 밀밭까지 하객들이 어떻게 올 것이며, 야외 피로연은 준비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하면 결국 ‘그들만의 리그’일 공산이 크다.

 

제공 ⓒ웨딩TV(http://wedd.tv/) -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는 방송 ,건강한 결혼문화를 선도하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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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결혼식은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다 보니 본인의 확고한 의지가 없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잘하자고 한 것이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것저것 아끼려고만 하다가 스몰웨딩이 ‘궁상웨딩’이 되기도 한다. 예식 과정과 예산을 잘 정리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위주로 간소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화촉점화나 케이크 커팅 등은 안해도 된다는 의견이 많다. 주례를 생략하고 양가 부모님의 축사로 대신하기도 한다.

돈에만 연연해하지 말고, 결혼 당사자는 물론 하객들이 함께 축하하고 기억할 수 있는 행사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가족부의 ‘작은 결혼 정보센터(www.smallwedding.or.kr)’에는 예비부부 교육부터 다양한 결혼 컨셉트, 작은 결혼식장, 계절별 신혼여행지 소개 등 다양한 정보가 소개되어 있고, 각계각층의 저명인사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주례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웨딩TV】 윤지수 기자 paula.y@wedd.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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