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

기혼여성취업자 10명 중 4명은 일을 포기

추영 기자 = 정부가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출산율 올리기에서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성 평등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표현은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업무와 사생활 간의 균형을 묘사하는 단어로 처음 등장했는데, 원래는 일하는 여성들의 일과 가정(family)의 양립에 한정되어 사용되다가 노동관의 변화와 라이프 스타일의 다양화를 배경으로 남녀, 기혼·미혼을 불문하고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개념으로 확대, 발전하였다.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을 시소 위의 컴퓨터 책상과 집으로 나타낸 모습. 사진=알쓸신잡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을 시소 위의 컴퓨터 책상과 집으로 나타낸 모습. 사진=알쓸신잡(tvN)

 

고용노동부에서는 2017년 7월 워라밸의 정착과 확산을 위해 ‘일·가정 양립과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근무혁신 10대 제안’을 발간했다. 그 내용을 보면  ○ 정시 퇴근 ○ 퇴근 후 업무연락 자제 ○ 업무집중도 향상 ○ 생산성 위주의 회의 ○ 명확한 업무지시 ○ 유연한 근무 ○ 효율적 보고 ○ 건전한 회식문화 ○ 연가사용 활성화 ○ 관리자부터 실천 등 10가지이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잡플래닛과 공동으로 워라밸 점수가 높은 중소기업을 평가해서 ‘워라밸 실천기업’으로 선정하고 있는데, 2018년의 경우 ㈜에이스프로젝트, 크몽, 현대드림투어(주), ㈜트리플하이엠 등 10개 기업이 선정되었다.

 

워라밸 실천기업의 공통점은 오래 일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일을 잘하는 것을 독려하고, 눈치 안보고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직원들의 자기 계발에 대한 지원이 잘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직장인 천국은 아직은 매우 드물다. 2018년 통계청 일·가정양립지표를 보면 결혼, 임신·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15-54세 기혼여성 취업자는 37.5%였다. 즉 기혼 여성들은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10명 중 4명은 결국 일을 포기한다.

 

유엔인구기금(UNFPA) 나탈리아 카넴 총재는 “출산에서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매우 중요하며, 여성들이 임신을 계획하지 않는 주된 이유를 파악해야 핵심적인 저출산 해결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산의 주체인 여성이 일과 삶을 양립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 저출산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산율 높은 OECD 국가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나도 아이도 행복해지는 웹드라마 [I 와 아이]
출처 : 나도 아이도 행복해지는 웹드라마 [I 와 아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제작한 웹드라마 ‘I와 아이’ 첫 회는 육아휴직을 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대리의 이야기이다. 저출산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워라밸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018년 12월 「저출산ㆍ고령사회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로드맵은 2040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더라도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남녀 평등한 일터와 가정이 당연한 사회가 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정부의 이런 인식이 정책 입안과 집행에 반영되어 실효를 거둘 수 있기를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 예비 부모들은 바라고 있다.

【서울-웨딩TV】 윤지수 기자 paula.y@wedd.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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