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성상품화 논란 지역 미인대회 등 시정 추진

©flickr
©flickr

영양 고추 아가씨, 안동 한우 아가씨, 경산 대추 아가씨, 영천 포도 아가씨, 풍기 인삼 아가씨..외국인들은 절대 모르는, 한국인들만 아는 이 명칭은 지역 특산물을 홍보하기 위한 미인대회들이다.

한때 대한민국은 미인대회 천국이었다.

전국 방방곡곡 지역 특산물을 앞세운 미인대회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가장 유명한 미인대회이고, 이화여대가 원조격인 ‘5월의 여왕’(May Queen·메이퀸) 선발대회는 연세대, 경희대, 단국대, 덕성여대 등 많은 학교에서 축제 기간에 열렸다.

심지어 군대에도 미인대회가 있었다.

1962년 국방부는 여군 모집을 알리기 위해 육군본부 강당에서 미스여군 선발대회를 연 것이다. 여군을 홍보한다면서 군복 외에 드레스와 수영복 심사까지 했다니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미인대회는 그동안 성상품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래서 일부 미인대회는 결국 없어지거나 축소됐다.

이화여대의 메이퀸 행사 역시 학생들의 반발로 70년 만인 1978년 사라졌고, 한 때 TV로까지 방송되며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도 축소돼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그런데도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미인대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 10개 지역축제에서 개최한 미인대회 역시 성차별적인 문구나 이미지를 게재하거나 대회 자체가 성상품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가족부(여가부)가 칼을 빼들었다.

여가부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 제작하는 'OO아가씨, 미스OO' 선발대회 등 성평등 관점에 부합하지 않는 지역관광 콘텐츠에 대한 시정을 추진한다.

성차별적 표현과 인식을 없애는 정책 방향을 담지 못한 아동정책기본계획에 대해서도 과제를 추가하는 등 개선을 권고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24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희경 차관 주재로 34차 중앙성별영향평가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지난해 특정성별영향평가 개선 권고안을 심의한다.

위원회는 관광시설과 서비스의 품질 수준을 인증하는 한국관광품질인증제에 성인지 교육 실시, 성폭력 방지 대책 마련 등 기준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양성평등 관점을 반영한 관광 콘텐츠 제작 지침을 마련하고, 인증제에 양성평등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을 제안한다.

또 관광 관련 자격 취득과 교육, 연수시 성평등 교육을 실시해 종사자의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시키도록 조치하고, 인성교육 내용을 담고 있는 아동정책기본계획도 과제를 추가해 보완토록 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웨딩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