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가족갈등, 부모의 부재 등이 원인으로 분석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우리나라에서는 긴 재택기간 동안 생활리듬이 깨지고, 가족간의 불화 등으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겪은 청소년들이 많았다.
일본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동안 10대의 임신상담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젊은이들의 연애와 성문제 상담 비영리법인 ‘필콘(ピルコン)’의 통계를 인용해 10대의 임신상담이 지난 3월부터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필콘’에 상담을 신청한 10대들의 메일은 3월에 98건, 4월에 97건으로 이전보다 2배 증가했다. 그 중에는“생리가 늦어져, 임신인지 모르겠다” 등 임신과 피임에 관한 상담이 3~4월에 각각 40건이 있어 평상시의 월평균 15건을 크게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포자기 상태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갖게 됐다”, “SNS에서 만난 사람과 성적관계를 갖고 있다”, “파트너가 임신한지 모르겠다” 등의 내용은 물론 실제로 임신한 사례도 있고, “부모님 모르게 임신중절을 하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다.
'필콘’의 소메야아스카(染矢明日香) 이사장은 이런 상담이 급증한 배경으로 ▲집안에서만 생활해 불안심리가 높아져서 ▲휴교와 부모님의 부재로 성관계의 기회가 늘어난 가능성 ▲휴교로 시간이 생겨 고민상담과 검색할 시간이 생겨서 ▲같이 사는 가족으로부터 폭력과 학대를 피해 등의 분석을 내놓았다.
이 단체가 임신 상담에 대응하는 방식은 ①출산해 스스로 양육하는 방안 ②출산해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방안 ③임신중절 등 세가지 선택지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청소년 임신상담 전문 기관과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
소메야 이사장은 사회가 예상치 못한 임신의 불안을 갖고 있는 사람을 “자기책임”이라고 내쳐버리는 것을 걱정하면서 “내치는 것은 도움을 구할 힘을 뺏어버리기 때문에 해결책이 아니다. 젊은 사람은 고민이 있으면 신뢰할 수 있는 어른에게 기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소메야 이사장 자신도 대학생 때에 의도치 않은 임신으로 중절한 경험이 있다. 당시의 경험으로 ‘필콘’을 설립해 학생들에게 피임지식과 성행위 이전에 상대의 의사를 확인하는 ‘성적동의’의 중요성을 알리고, 임신상담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의 상담 중에는 성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예도 눈에 뜨인다고 한다.
속옷을 입고 접촉했는데도 “임신인가요”라고 묻거나 임신테스트에 음성의 결과가 나와도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소메야 이사장은 “성교육이 남녀 모두에게 부족한 상황이 젊은 층에도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