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 죄책감 등으로 소셜미디어 끊기도 해 

한 여성이 SNS에 태아의 초음파사진을 올렸다.(출처-인디펜던트) 

이용자들이 의견과 정보 등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가 생활화되면서 자신의 일상을 올려 공감을 얻거나 축하나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개방적이고, 콘텐츠를 제약없이 공유하다 보니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도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는 임신 소식이 임신이 잘 안되거나 유산한 여성들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고 2일 보도했다.

영국의 중부도시 리즈(Leeds)에 사는 피오나(32)씨에게 한 주 동안 3명의 친구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임신소식을 알렸다. 보통의 경우 이는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피오나씨는 현재 임신이 잘 안되는 상황이다. 그녀는 친구들이 임신해서 정말로 기쁘지만, 임신이 잘 안되어 남편과 애쓰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임신 진행상황을 보는 것이 너무 힘들다. 계정을 휴면시켰다고 말했다.

국민의료보험(NHS)의 추계에 따르면 영국에서 7쌍 중 1쌍은 임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규칙적 배란의 부족, 나팔관 폐색, 자궁내막증 등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에 가득찬 임신 소식들은 임신하기 위해 애쓰는 여성들을 속상하게 한다.

피오나씨는 나는 할 수 없다고 느끼는데,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는 것이 힘들다. 소셜미디어에 도배된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소식들은 보고 있는 사람들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7번의 체외수정을 시도했던 캐서린(39)씨에게 소셜미디어 상의 임신소식은 자신의 불임을 상기시켜 줄 뿐이다. 그녀는 친구들과 가족들 그리고 유명인들의 임신소식을 들을 때 마다 아기가 들어앉기를 간절히 바라는 내 뱃속이 걷어차이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그녀도 피오나씨와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를 모두 지워버렸다.

다른 사람들의 임신을 함께 기뻐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에이미(20)씨는 지난 2년간 5번의 유산을 겪었다. 그녀는 소셜미디어에서 임신의 기쁨을 알리는 소식을 보면 내 자신의 몸에 대해 실망하게 된다. 그들의 임신을 기뻐하면서도 화가 나기도 해서 죄책감도 느낀다고 토로했다.

여성 4명 중 1명은 임신가능 시기에 적어도 한 번은 유산을 경험하는데, 이들 또한 소셜미디어에서 임신소식을 보는 것은 고통이다.

유산 및 사산 지원 단체인 토미즈(Tommy’s)‘의 조사를 보면 유산이나 사산을 겪은 여성들의 77%가 임신한 친구들에게 화가 나는 것을 느끼고, 80%는 부러움을 느낀다고 한다.

토미즈의 조산사인 아미나 헤이티아씨는 소셜미디어는 이런 힘든 감정을 부추긴다고 지적하면서 소셜미디어는 사별한 가족들을 연결하고 지지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그러나 나의 계정이 내가 갈 수 없는 여행을 가고 있는 사람들의 소식으로 가득 차 있으면 상실의 경험을 참아내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 임신 소식을 올리는 것이 힘든 또 다른 이유는 소셜미디어에서는 많은 소식들이 걸러진다는 것이다. , 우리는 좋은 소식만 올린다.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을 연결하면서 유산을 겪은 여성들을 자극하는 내용(예를 들면, 초음파사진)은 걸러내는 피넛 애플리케이션(Peanut app.)‘의 설립자이자 대표이사인 미쉘 케네디(Michelle Kennedy)“(많은 소식들이 걸러지기 때문에) 임신은 완벽한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소셜미디어에서 보는 편집된 것들과 현실생활의 경험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케네디 대표는 여성들은 불임이나 사산보다는 임신 소식을 알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SNS를 통해 사산소식을 알린 모델 겸 배우 크리시 디건(출처-디건 인스타그램)
자신의 SNS를 통해 사산소식을 알린 모델 겸 배우 크리시 타이겐(출처-타이겐 인스타그램)

지난 10월에 미국의 모델 겸 배우 크리시 타이겐(Chrissy Teigen)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사산 소식을 올렸다. 그녀는 앞서 임신소식을 알렸었기에 사산 소식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타이겐이 올린 사진에는 그녀가 병원에서 우는 모습도 있다. 그녀는 우리는 겪어 본 적 없는 고통으로 충격을 받았다라고 적었다.

타이겐의 포스트는 많은 글로벌 미디어에 실렸고, 그녀의 친구들은 지지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나 사산을 겪은 여성들을 고려하지 못한 포스트라는 비판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타이겐은 이런 비판에 대해 내가 겪었고, 내가 (포스트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진들은 사산을 겪은 사람들이나 이 경험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라면서 이 사진들은 이 사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상관없다고 말했다.

일부 비판도 있지만, 타이겐의 포스트는 해롭다기보다는 의심할 바 없이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토미즈는 디건이 자신의 슬픔을 공개했고, 아이를 잃은 엄청난 충격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한 (디건을 비난하는 코멘트들은) “아이를 잃는 것에 붙어다니는 낙인과 가족의 슬픔은 숨겨져야 한다는 관념을 드러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힐러리 클린턴도 타이겐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다른 가족들이 자신과 함께 치유되도록 돕는 대화를 어렵게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제 중요한 의문이 생긴다. 온라인에서 임신뉴스를 세심하게 공유할 수 있을까? 화려하지 않게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당신이 유산을 겪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여성들이 임신소식을 공유하고 있고, 그들은 자신들의 기쁨을 축하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자격이 있다.

온라인에서 임신소식을 공유하고 싶은 이유가 단순히 기쁘기 때문만은 아니다. 샤롯데(37)씨는 임신 6개월까지 임신오조(악성임신구토증)로 고생했다. 증상은 출산 후에도 깨끗하게 좋아지지 않았다. 그녀는임신 후 한참 지날 때까지 임신소식을 공유하지 않았다. 그런데 몇 개월 후에 임신오조를 겪고 있는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겠다는 희망으로 모든 것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소셜미디어 시대에 좋은 소식을 공유하는 것을 멈출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임신은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잃어버린 것을 상기시킬 수 있다. 결국 임신소식을 공유한다면 세심한 마음으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경험자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포스트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마음 아프게 하지 않도록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식을 나누는 것보다 사람들의 감정이 더 중요하다”,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사람이 있어도 기분나빠 하지 않아야 한다. 그 사람은 당신을 위한 축하와 자기 자신의 슬픔 간에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을 수 있으니까”, “슬픈 감정이 떠오를 수 있는 친구들에게는 문자를 먼저 보내거나 직접 얘기하는 것을 권한다. 그러면 자신들이 겪었던 고통과 그에 대한 낙인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등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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